바람난 여자가 하는 말

by 소로소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새벽같이 일어나 나를 만나러 오고 있다. 덩달아 나도 마음이 분주하다. 마음을 들키면 큰일이니까.



역시 엄마의 꼼지락을 뇌파가 감지했나 보다. 첫째가 일어나서 빼꼼 나의 스케줄을 챙기며 오늘따라 엄마의 들뜸을 알아차렸다. 주말이면 신생아처럼 주무시는 신랑까지 일어났다.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야겠구나 온몸이 반응한다.



너, 바람났구나



남편에게 오늘은 카페에서 주문 들어온 걸 만든고 서울에 독서 강의를 듣고 친구를 만난다는 거짓말들이 줄줄이 나온다. 왜 어째서 솔직하지 못한 거지?



친구 누구??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는 남편이 물어보니 동공이 흔들린다.

응. 제주에서 친구가 와서 말이야. 서울을 잘 모르니까 아무 말이 막 나온다. 사실 서울은 나도 모른다.

텀블러에 커피 내려놨으니까 이따 나갈 때 그거 마셔!

오늘 안 들어와?? 급 당황스럽다. 들킨 걸까.




새벽같이 올라오는 다른 바람난 여자의 발. 저 요망한 발가락을 보아라. 그렇게 새벽같이 일어난 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나는 지금 제주에서 바람난 여자를 잡으러 왔다.

설레고 떨리고 난리가 난 마음과 진정되지 않는 심장이 나댄다. 오늘 새벽부터 일어난 이들과 찐하게 바람피워 볼 거다.



인생 뭐 없으니까

오늘 처방전은 즐기라, 마음이 동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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