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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Feb 16. 2018

당신에 대해 생각하면

내 기억 속의 당싱에게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꽤나 특별한 일 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부러 나를 불행한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되는 때도 있었고,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하거나 필요로 하는 일이 상처가 될 사람을 위해 부러 그를 외면하기도 했다. 그는 내게 밉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한 사람이다.


 작년은 이상하게 그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는 시간이 많았다. 또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를 보니 그 사람이 더욱 떠올랐다. 올해 서른아홉 살이 된 그 남자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인지 내 눈에 젊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려 보이기도 했다. 아직 한참 좋은 나이구나. '당신은 그 시간을 등지고 떠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점점 그 사람의 나이를 따라잡고 있구나.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영화 <코코>를 보면서 흘렸던 내 눈물의 대부분은 당신 때문이었다. 내가 스스로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제일 먼저 지우려 했던 것이 그 사람이었다. 난 눈물이 많은 편인데 어느 순간부터 우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쉽게 울 수 있는 일이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후부터는 그 사람을 생각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괜히 그 사람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굳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영화를 보며 문득, 내가 그 사람을 한 번 더 죽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실은 잊을 수 없어서였는데. 내가 당신을 밉다고 한 순간에도 당신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러니 당신은 그곳에서 행복하기를. 그렇게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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