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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May 24. 2018

좋은 사람의 자식으로 산다는 것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건 분명 행복한 일이다. 내가 착하게 굴 때 할머니는 너는 꼭 아빠를 탁했다는 말을 하시곤 했다.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난 그냥 그 말을 듣는 것이 좋았다. 그 사람이 지금 없기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다. 다정한 마음을 나눌 줄 알고 가족들을 챙길 줄을 알고 사람들을 위할 줄 아는 어른이었다.

 

 그리고 이건 그 사람에게도 다행인 것은 그 사람은 존재가 부재하다는 것 외에는 나에게 준 상처가 없다는 것이다.(물론 그것이 그 사람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상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엄마의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은 그 사람은 마치 환상처럼 남았고 내가 가진 아버지의 자리는 로망이 가득하게 채워졌다.

 

 좋은 사람의 자식으로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착한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한다. 난 그 사람을 모르지만 내 안에 남아있다는 그 사람을 점점 크게 키워나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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