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내게 온 건지.
너무 오랜만에 그를 만나 어떤 기분이 들지 전날 밤 내내 떠올렸다. 아침부터도 일찍이 눈이 떠졌다. 그도 역시 새벽부터 일어나 전화를 걸었다. 아는 얼굴이고 그렇다고 매일 연락을 못한 것도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다는 그 이유만으로 얼마나 이 시간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버스를 타고 달리고 달려 도착하자 그가 보였다. 내 앞에 선 사람들이 내리는데 그동안 사람들을 보며 나를 찾는 그가 보였다. 며칠 전부터 우리 만나면서 서로 퐁당 안아주자고 어디에 서있을 것이라고 이 순간만을 기다렸는데 그 순간이 현실이 되자 다른 생각은 나지 않았다.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 니니'
'나두요'
하고 웃는데 진심으로 그와 꼭 결혼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그런 생각을 한편에 두고 있었다. 지난 몇 달은 많은 우연으로 자주 만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지난 몇 달과 같은 시간을 없을 거란 걸 서로 알고 있었다.
요즘 삶이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차라리 물고기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쓸 데 없는 생각마저 모두 멈추었다.
나는 삶에 그가 필요하다.
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요즘 우린 지쳐있었다. 각자 삶이 그랬고 자주 보지 못하기도 했고 한참을 앓고 나니 만나는 것도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보고 싶은 마음과 지친 몸은 별게라는 게 속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기에 무언가를 조르고 싶지 않았다. 그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참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스스로 무리 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하루 종일을 떠들었다. 거의 2주 만에 만나는 거나 다름없어서 그동안의 일을 말하는 것도 바빴지만 난 원래 쫑알이로 태어나서 하루 종일 그의 옆에 붙어서 쫑알쫑알 이야기를 했다. 그는 말이 적어 나 같은 사람을 만난 적도 없었고 그런 내가 신기하다며 새삼 우리가 잘 맞는다는 말을 했다.
가만히 앉아 그를 보는데
그는 꽃다발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만 있으면 행복을 가득 안고 있는 듯했다. 그건 누가 봐도 알 것이다. 내가 그의 손을 잡고 어떤 기분으로 걷고 있는지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았댔는데 하~ 상쾌하다. 분명 좋은 잠을 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