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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위한 10분

by 엄마의 테크노트


아이를 재우고 나면

집 안은 조용해지지만

마음은 쉽게 고요해지지 않더라고요.


소파에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잠들어버린 날이 많았어요.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지.

왜 이렇게 공허할까.


그제야 깨달았어요.

저는 저를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었구나.



그날부터 다짐했어요.

조금이라도 저를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자고요.


거창할 필요 없었어요.

단지 10분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고요.


처음엔 부엌 식탁 끝에 앉아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어요.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 10분이

제 마음을 살짝 다독여주는 것 같았어요.


괜찮아. 오늘도 잘했어.

마치 그렇게 말해주는 듯했어요.



어떤 날은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들었고

어떤 날은

다이어리에 그날의 감정을 단어 하나로 적었어요.


‘지쳤다.’

‘괜찮다.’

‘뿌듯하다.’

‘혼자 있고 싶다.’


그 한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정리되곤 했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저를 자꾸 뒤로 미루게 하는 일이었어요.


“내 시간은 나중에.”

“지금은 아이가 먼저.”


그렇게 미루다 보니

어느새 제 자리, 제 얼굴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죠.


그러다 생각했어요.


나조차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나를 돌봐줄 수 있을까.


그래서

아주 짧게라도

저를 돌보는 시간을 매일 한 조각씩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엄마가 있다면

오늘 하루, 딱 10분만이라도

엄마가 아닌 ‘나’로 있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해요.


멍하니 앉아 있어도 괜찮아요.

노래 한 곡을 듣거나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셔도 좋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짐해 보세요.

이 시간은 나를 위한 거야.


그 10분이

조금은 다정한 내일을 만들어줄지도 몰라요.



엄마가 괜찮아야, 아이도 괜찮으니까요.


조용히,

나에게 다정해지는 시간을 선물하는 밤이 되길 바라요.



요즘 저는

이런 일상의 마음을 글로 남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때로는 이렇게 한참 마음속 말을 써 내려가다가

생각이 막힐 땐

GPT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내 마음을 이렇게 써도 괜찮을까?”

“이 문장은 잘 전달될까?”

조금은 낯설고도

의외로 든든한 조언자가 되어주더라고요.


아마 오늘 이 글도

그런 대화의 한 조각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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