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지식 교육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충분한 자본을 갖지 못한 평범한 개인이 사회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가장 고전적이고 효과적 방법은 전문적 지식의 습득, 그리고 이를 레버리지한 공인 자격의 획득이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전문 지식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어 왔고, 우수한 두뇌와 강한 학습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차원높은 복잡한 지식을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한 후 높은 학력, 직업, 자격증을 얻음으로써 안전한 사회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살게 된다.
그런 가치가 소멸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과정을 지켜본 수많은 부모들은 자식들이 지식을 얻는 가장 보편적 방법인 교육에 목숨을 걸어 왔다. 특히 소위 말하는 "사"자 돌림.. 의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 들은 자격 수요 대비 공급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더욱 증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급의 고삐를 풀어버리면 이들 "사"자들은 하루 아침에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자격증 소지자 8만명 이상을 양산한 공인중개사가 그 예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향후 미래에도 개인의 가치를 증대하기 위하여 전문지식을 습득하려고 노력하고 자격증을 획득하고 수년을 고시원에서 밤을 새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가?
이 질문에 대해 이미 오래전 가장 정확히 답을 꽤뚤은 사람으로 저명한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를 꼽고 싶다. 그는 이미 오래전 일본이 하류사회로 가고 있음을 강하게 경고했는데, 그는 미래는 정규 지식을 얻고 활용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했다. 흥미롭게도 인류를 일컫는 학명인 호모사피엔스가 바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지혜로운 인간이다.
겐이치는 과거에는 숙련공과 같이 기계적으로 지식을 습득하여 활용하는 인간이 필요했으나, 기존의 핵심적 가치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는 미래에는 이러한 기존 지식은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았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부분의 자격증의 바탕이 되는 정규화된 암기형 지식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에서 보여지듯이 시스템화되며 지속적으로 그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바로 검색하면 나오는 지식을 왜 비싼 돈을 주고 전문가를 쓰겠는가? 더욱이 그 전문가의 기억력은 매우 부정확하며 출력시간도 월등히 오래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정규화할 수 없는 지식이란 바로 철저하게 창의적 사고력의 발휘에 기반한 기출문제와 답이 없는 지식이다. 이미 남이 문제와 답을 만들어 놓은 결과를 답습하는 인생을 사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높은 가치를 지닌 존재로 살 수 없다. 만약 그걸 원한다면 위대한 전통기술을 지닌 장인에게 들어가 손기술을 배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라고 본다. 희소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 말 중에 우리의 교육 현실에 와닿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 수험전쟁에서 살아남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힘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이 아닌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게 되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