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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Sep 26. 2022

비탈길파도

나 이름은 바다

너 이름은 썰물

아직 목이 마르지만

애석한 달이 끌어당기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구멍 난 바다를 기념하는 한 발자국 뒤 폭죽의 떼창

싸구려 감성의 세레나데 그 뒤 무염의 바람

어정쩡하게 옅은 습도를 머금은 공기가 아무래도 미적지근하다


떠나감은 꽤나 잘난 체를 한다

축축한 기운은 이미 참 멀리도 갔으나

김 다 빠진 초록색이 입 안을 달작하게 달구고

상실의 멀미는 여전히 울렁울렁


어쨌든 흔적이란 기억에 꼭 남는다

기억이 미련은 아니지만

물 빠진 곳이 마르기 전

맞닿았던 결을 쓰다듬어보는

내 이름은 바다

잠시 머물고 간

당신 이름은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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