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갈 수 없어 가져온
조그만한 방울토마토는
꺼내어보니 많이 새빨개 보였다.
처음에는 예뻤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리 전구로 보였다가,
셀로판지로 보였다가,
석류알처럼 보였다가,
아하
그제서야 아니구나, 깨닫는다.
적신호다.
그냥 내가 나에게 말하는 소용없는 위기의식
무력한 애정의 핏덩어리들.
이미 지나버린 가을이 여전히 빨갛게 보이는 건
자꾸 오르내리는 내 열감 탓일까?
환절기를 뒤집어쓴 마음이 오락가락하다.
‘꿈에서 봐요 , 꼭’
나는 소용없는 외침을 또 허공에 지르고
곧 추위에 얼어붙어 숨 속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