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받으라>
미쳤다. 책의 마지막 장, ‘뒷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에필로그를 만나자 절로 탄식이 터졌다.
공포라는 주제에 유독 취약한 나이지만 모든 것이 미쳐 날뛰는 이 소설에서 눈을 떼기란 불가능했다. 오직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심하고 지독한 문체를 깊게 들이마시면서.
이런 류의 영화도 소설도 자주 읽지는 않았던 터라 자연스레 영화 <곡성>이 떠올랐다. 이유 없는 (아니, 있던가?) 순수악과 대치하는 선한 의지. 끝없는 전시. 잔혹한 죽음들. 귓불까지 끈적하게 들러붙는 새까만 공포.
“어떻소? 내가 해준 이야기가.”
“훌륭한 소설 소재 같은데요.”
“그걸 소설이라 부른다면 철저히 사실에 기반한 소설이라 말하겠소.”
신을 받으라 | 박해로 저
무속 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포소설인데 기이하게도 주인공이 목사이다. 돌아래 마을에 머문 지 6개월 만에 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을 교화시킨 신실한 젊은 목사. 그는 마음 깊이 감추어둔 비밀을 감직한 인물로 마을에서 천대받는 무당의 딸, 묘화에게 기묘한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으레 공포 소설이 그렇듯 정균이 느낀 공포는 금세 현실이 된다.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백 년 전 그 조상이 내린 저주 탓인데 사건의 설명을 위해 소설은 액자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 덕에 잔인한 장면이 이어지는 소설 속에서 숨을 돌릴만한 구석을 찾을 수 있었다.
아직 여름도 아닌데 왜 공포소설이 당겼을까. 작가 이력을 보니 공포소설로 데뷔하신 분이었다. 나중에 데뷔작도 읽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