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학원 지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본격적으로 캐나다 유학의 첫발을 내딛고 나니 막연했던 꿈이 한발 더 현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설렘이 커진 만큼 부담도 커졌지만 그 부담은 나의 계획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석사과정 입학 지원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여러 가지 단계별로 입력해야 하는 정보들이 많았다. 일반적인 개인 정보와 입학 자격에 필요한 정보들을 입력하는 몇 단계를 거치자 학업계획서를 쓰는 화면이 나왔고 그다음은 추천 교수님의 이메일을 넣는 화면이었다. 그때까지도 준비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일단 임시저장을 하고는 나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학업계획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TOEFL과 IELTS 시험 준비를 위해 어학원을 다닐 때 주워들은 바로는 학업계획서가 입학 지원에 중요한 부분이며 입학 허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일단 나는 10년 전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를 떠올리며, 그때의 기준으로 학업계획서를 적기 시작했다. 취업용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는 다른 종류의 글이지만 나의 이야기와 포부 및 계획 등을 전달한다는 것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남들과 다른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위주로 내가 왜 늦은 나이에 다시 해당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 공부를 마친 다음 어떤 계획이 있는지를 적었다. 그리고 나의 장점과 단점을 바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했고, 나의 그런 캐릭터가 내가 지원한 과정에 왜 적합한지, 그리고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적었다.
학업계획서를 이런 식으로 작성하는 게 맞는지 확신은 없었지만, 나름 그럴싸하게 보이는 글이었다. 문제는 그 글을 어떻게 영어로 바꾸느냐 였다. 번역기와 사전 그리고 모범 문장 서칭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초안을 작성했고, 마지막으로 원어민 영어회화 강사에게 검토를 부탁하여 어색한 표현과 문법상의 오류를 수정하였다. 어차피 학업계획서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 담당자가 읽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이라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학업계획서는 그렇게 해결하였지만, 입학 추천서를 써주실 교수님을 찾는 것도 막막하였다. 학부시절 학과 활동보다는 동아리 활동을 주로 했었던 터라 수업시간 외에는 교수님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기에 개인적으로 가까웠던 교수님 없었다. 게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10년이 지난 상황에서 어느 분께 어떻게 추천서를 부탁드려야 할지 난감했다.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서 내가 수강한 과목을 담당했던 교수님들의 연락처를 찾아 추천서 부탁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교수님 연구실로 전화를 해서 이메일을 보낸 사연을 설명드리며 부탁을 드렸다. 그리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고 숫기 없는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교수님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나는 자네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추천서를 써줄 수 있겠나.”
“내 수업을 들었다고 하지만 내가 추천서를 써 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현재 직장 상사에게 한번 부탁해보지 그래.”
“어느 학교에 지원한다고? 못 들어본 학교인데…, 학점과 영어성적은 어느 정도 되지? 내가 지금까지 추천서를 써 준 학생들의 기준에 못 미치는데”
교수님들과 통화를 하면서 얼굴이 여러 번 화끈거렸다. 내가 인생을 잘 못 살아온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무시하는 말투로 거절을 했던 교수님은 정말 미웠지만, 대부분의 교수님들의 말은 사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봐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본인의 이름을 걸고 추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난감해하시며 추천서 지원을 주저하셨지만, 나의 인생이 걸린 절박한 상황을 좀 더 애절하게 설명드리며 다시 부탁을 드렸다.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걸 정말 어려워하는 성격인 내가 당시에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세분의 교수님들에게 추천서 지원에 대한 승낙을 받았다. 나는 추천서 작성에 필요한 정보를 첨부하여 교수님들께 회신을 보냈고, 입학 지원서에 추천인 연락처란에 교수님들의 이메일 주소를 작성하여 천신만고 끝에 입학 지원서 작성을 마쳤다. 며칠 뒤 교수님들로부터 추천서 제출을 완료했다는 내용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도 받았다.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캐나다 유학과 이민을 위한 출발점에서부터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캐나다 석사 과정의 입학 지원을 마쳤고, 이제 그분들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지원한 대학원에 잘 입학하는 일만 남은 것이었다. 입학 지원의 한고비를 넘겼지만 마음을 졸이며 입학 허가서를 기다리는 나날이 기약 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간추린!
캐나다 석사 과정 입학 지원하기
- 입학 지원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가능.
단, 학교에 따라 증빙 자료제출은 원본 서류를 우편으로 발송해야 지원절차가 완료되는 경우도 있음.
입학 지원기간에는 DHL 등 국제특송업체에서 유학서류 발송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 학교 입학 관련 웹사이트에서 학업계획서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 및 요구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학교별로 요구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요구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함
- 대학원 입학 지원 시 보통 2,3명의 추천인을 요구한다. 입학지원서에 추천인의 정보와 연락처(이메일)를 작성하면 추천인에게 추천서 작성 요청 이메일(추천 양식 또는 추천서 작성 사이트 링크 첨부)이 전달된다.
- 입학 지원 완료 후 해당 사이트에 본인의 계정으로 접속하여 진행상황(증빙서류 도착 및 추천서 수신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