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여전히 하이틴 로맨스에 마음이 설렐까

by 소서


나이가 든 후에도 어리고 미숙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가는 것은 그 속에서 한때의 나를 다시 마주하게 되어서이거나, 혹은 내가 충분히 누리지 못한 어떤 순간들을 대신 살아보는 듯한 기분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이미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어느 정도 겪어봤음에도, 여전히 하이틴 로맨스를 찾고 그 미숙한 사랑의 세계에 마음을 내어주고 마는 것이다.


다운로드 (1).jpg 드라마 에이틴 장면 캡처


이 장르를 볼 때 우리가 매료되는 것은 서사 그 자체라기보다,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의 상태에 가깝다. 하이틴 로맨스 속 인물들은 무모하리만치 순수하다. 상대를 향해 자신을 기꺼이 던지고, 때로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순간마저 기꺼이 감수한다. 세상의 쓴맛을 아직 크게 알지 못해서일까. 삶이 여전히 아름답게 펼쳐질 거라고 믿는 태도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랑에 실패해 한껏 울다가도, 또 다른 사람을 보며 다시 설렐 수 있는 마음. 쉽게 닳아버리지 않는 감정의 체력.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열려 있다. 우리가 하이틴 로맨스를 보며 느끼는 설렘 역시, 이미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감정을 잠시 되찾는 경험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이 장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도 명확하다. 드라마 속 메시지에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아직 우리 안에도 그런 감정의 활력이 남아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그 불씨를 다시 되살려봐도 괜찮지 않겠냐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 시절의 우리처럼,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서로를 향해 돌진해 보자고.


다운로드 (3).jpg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