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은
세상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출근길에 까치를 보면
괜히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가로수에 바람이 스치면
나도 모르게
작게 인사를 건넨다
그럴 때마다 문득
내가 혼자인 듯
함께인 듯
나만의 묘한 위로를 느낀다
누군가에겐
조금 이상하고
어설픈 습관일지 몰라도
나에겐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작고 소중한 의식이다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만 아는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순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으로 다가오지만
누가 볼까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
이런 부끄러운 마음
그리고 부끄러워서
더 솔직하고 싶은 마음을
그래서 이렇게
고백 아닌 고백으로
조심스레 꺼내본다
아주 조용히 말하면
너도 들을 수 있을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