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아무도 듣지 못해도 소리를 낸다
귀를 막아도 들려오고
입을 다물어도 새어 나온다
울컥
목을 타고 올라오는 뜨거운 숨
툭
가슴을 치고
스르륵
눈꺼풀 아래를 타고 흐른다
마음이 조용히 금이 갈 때
나는 그 소리를 안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떨림
속에서 울리는 정적 같은 울음
슬픔은
음악처럼 흐르지 않고
음계처럼 쌓인다
가슴 깊숙이 말 없는 리듬으로
그 끝에서
무너지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동시에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는 무언가도 있다
말이 사라진 자리
그곳에서
소리는 여전히 나를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