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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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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Nov 29. 2021

무쇠 주전자(탕관, 철병) 들인 후 느끼는 점

우선 제가 들인 주전자 풀네임은 쇼와시대 삼암당 남부 철기 무쇠 주전자.

운 좋게 미사용품으로 들였습니다. 용량은 약 1.2리터.


맨 처음엔 스펀지 수세미로 겉과 안을 깨끗이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내부 길들이기는 에비앙 생수 6병을 한 번당 2통씩 사용하여 80의 물에 3시간씩 총 3번 끓였네요.

그 이후 생수를 부어 두 번 정도 끓여서 다시 세척했습니다. 사진은 에비앙으로 피막을 씌운 뒤의 모습이고요.


무쇠 주전자를 이용했을 때 일반 티팟과 다른 점은 역시 물맛입니다.

몽글몽글하며 둥그런 단맛이 나며 차를 어렸을 때 평소엔 차의 겉만 우려냈다면 무쇠 주전자는 고아내듯 차의 입자 하나하나까지 다 우려낸다는 느낌이 듭니다.

즉슨 카페인을 더 섭취하게 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자세히는 모르겠군요.


무쇠 주전자는 찻잎에서 낼 수 있는 맛은 가능한 다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차맛에 향이 더 잘 녹아내리며 두터움도 더해줘서 평소에 약하고 빈약한 차가 있었다면 그 단점을 잘 보완해주는 듯합니다.


가향차를 우려 본 결과 가향이 아주 뚜렷하고 차맛에 아주 진하게 녹아들었는데

가향차는 착향에 그리 강하지 못한 제의 특성상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맛은 훨씬 더 뚜렷하고 향도 뚜렷해는 장점은 있습니다.


무쇠 주전자를 이용해서 좋은 또 다른 점은 바로 온도.

차를 우려내면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인데 무쇠 주전자로 우린 찻물은 쉬이 식지 않습니다.

아마도 입자 하나하나 덥혀져서가 아닐까 싶지만 과학적 지식은 전혀 없으므로 그 부분은 생략합니다. 아무튼 찻물이 오래 따뜻하게 유지됩니다.


아무래도 물의 온도가 오래 따뜻하게 유지되므로 차를 느리게 오래 즐기는 사람으로서는 좋은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가을, 겨울의 경우 물이 빨리 식지 않으니 본격적인 차의 계절에 어울리는 듯도 하네요. 들은 바로는 겨울의 경우 무쇠 주전자 사용 시 습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니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괜찮은 제품을 믿을 만한 곳에서 사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쪽은 골동 쪽에 지인이 있다면 어느 정도 해결되거나 믿을 만한 구입처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몇 백만 원은 아니고, 약 50~60만 원선에서 구입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문 제작이면 더 비쌀 테고요.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

관리가 어렵습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슨다고 하는데 저는 거의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네요 호호.

대략 3일에 한 번 정도는 사용해줘야 녹이 슬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무슨 기물이든 자주 사용해주면 예뻐지니 이왕이면 자주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단점 또 하나.

무. 겁. 습. 니. 다.

손목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사용하기 힘들 것 같네요.

주변분들께 여쭤보니 500~600mL 정도의 용량을 주로 추천하시더라고요. 용량은 본인의 취향이지만 이쪽으로 많이들 추천하시는 건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병, 관심 있으시면 하나 들이심이 어떠신가요? 물맛이 달라지니 차맛이 달라지고 저의 차생활 새로워졌답니다.

이렇게 또 한 발 깊이 들어가는 기분이네요. 아주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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