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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May 27. 2022

짙어지는 녹음과 그림자

그리고 계절은 또다시 흘러 봄을 지나 초여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낮은 점점 더워지는 나날.

밖을 나가면 초록빛으로 생동감이 넘치고 나무들은 잎이 무성해지는 하루하루들.


날씨가 이토록 좋은데 내 마음은 날씨를 따라가지 못한다.

마음은 어디에 머물러있는 걸까.


아롱지는 빛을 따라 초록빛, 연둣빛으로 세상이 물드는데

나는 그 무엇으로도 물들지 않는다. 예전엔 색이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색마저 빠져나간 것 같다.


아 날씨가 좋다. 정말 좋다. 넘치는 햇살을 담뿍 받으며 차를 마시고 때로 향을 사르며.

날씨가 정말 좋다. 바람이 좋다, 햇빛이 좋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녹음과 짙어지는 그림자가 여름을 말해준다.


시간이 간다는 것을 모두가 말해준다.

시간이 간다.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한 채.

시간이 간다. 잘도 흐른다. 살랑살랑 쏴아아아 하며 흔들리는 저 나뭇잎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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