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이 어려워서 자꾸 잊혀지는 가장 중요한 것..."왜 하는가?"
일 해놓고 욕만 먹었어요...
마케터들이 생각보다 자주 하는 말이다.
자기는 열심히 했고,
행사에 지원한 사람도 많았고
심지어 반응도 좋았는데,
회사에서는 칭찬은 커녕
욕을 먹는다고 괴로워하면서 말한다.
너무너무 흔한 일이고,
이해도 충분히 가는 부분이다.
여기서 평범한 사람은 그냥 회사가
나의 가치를 몰라주고 나의 캠페인의
가치를 몰라준다고 하면서 무시하고 넘어갈테지만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들은 이 질문에 답변해야만 한다.
"대체 뭐가 다른 사람 마음에 안들었을까?"
의심해볼만한 이슈는 2가지
1. 브랜드-서비스(상품)을 충분히 알릴 수 있었는가?
2. Call-to-action (CTA)가 명확히 존재했는가?
하나씩 풀어가보자.
1. 브랜드-서비스(상품)을 충분히 알릴 수 있었는가?
오프라인 행사에는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한 유형은 3가지 정도였다.
a. 대형 컨퍼런스, 박람회 등에 부스로 입점하여 브랜드를 '인지' 시킴
b. 유료 독자 '혜택'으로서 무료 행사를 만들고, 우리 서비스나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를 높임
c. 우리가 기획-제작해서 판매하는 상품
각각의 목적이 조금 다르다.
먼저 a 유형에서는 '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부스에서 우리를 알아가는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하게 하면서 우리에게 '푹 담궈지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사람마다 심리적 저항선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간단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좋은 기억을 남기고 떠나가겠지만
경우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우리 상품을 구매하게 하거나, 서비스에 구독하도록
만드는 것까지도 가능하다.
좋은 기억을 주는 것은 최대한 인당 비용을
효율화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면 그만이다.
최종적으로 보고 시에,
얼마를 써서 몇명의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렸다는 게
정량적인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 수량으로 성패 여부를 어필하는 방법이 가장 심플하다.
양적인 확장은 아쉬울 것 같으면, 질적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여정 끝단에 있는 '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뭘 파는 사람으로서,
최종 '전환'의 성과를 만들어가면 만사형통이다.
근데 보통 이것도 애매, 저것도 애매하게
만들어서 성과 리뷰를 하고 보고를 하기 때문에
잘하고도 욕먹는 경우가 발생한다.
※ 결론: 결과값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자.
b의 경우에는 2가지로 생각해볼만 하다.
하나는, 혜택의 전파 범위다.
가장 심플한 건 그냥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많이 늘리면 된다.
대신 심플한만큼 비용과 수고가 커진다.
그래서 보통은 모집 단계가 이슈가 되게하는 것과
후일담이 퍼지게 하는 것 2가지를 모두 신경쓰게 된다.
전자는 사람들이 침을 흘릴만한 막강한 혜택이 있거나,
아니면 트렌드에 잘 맞춰서
우리가 만드는 행사를 보기만 해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 되게 하는 것일테고
후자는 애당초 행사 자체의 타겟을 좁게 가져가서,
일단 참여하면 만족스러운 나머지
자기가 속한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길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전자의 예시로는 n주년 행사나, 연말 행사 형태로
예산을 크게 털어서 경품을 빵빵하게 만들거나
압도적인 연사풀을 구현하는 무식한 형태가 되겠다.
아니면 해당 시점의 트렌드 (ex. 흑백요리사)에 맞는
상품을 구성해서, 가져가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디테일한 스킬보다는 빠르게 틀을 만들어내는 데
특화된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다.
후자는 보통 팬덤을 활용하게 되는 부분
팬덤에 대한 이해도가 구체적일 필요가 있는데,
어떤 사람은 대중적인 인지도나 뎁스가 얇고 넓은 인기를
가지는 반면에, 또 다른 사람은 덜 알려졌어도,
그 팬들의 열정이 남다른 경우가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가진
사람이 고민해볼만한 패다.
어느 쪽이건 역시 방향성을 명확하게만 한다면
감정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상급자도,
눈에 보이는 '피드백'으로 설득할 수 있게 된다.
※ 결론: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사 전후의 '파급력'을 만들어내자.
c는 심플하다.
그냥 잘 팔아내면 그만이다.
그리고 비용 대비 이윤이 충분히 남아야 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 될 것이다.
아... 이런식으로 잘 정리를 했는데도,
잘했다는 소리를 못들었다고?
그러면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엄청 디테일한
편이기 때문일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내 생각에는
행사 자체는 잘 됐지만, 애시당초 행사를 했던
목표인 우리 브랜드 혹은 상품을 알리는 것에 대해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약간 뜬금없는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한다.
얼마전에 회사 앞에서 있었던
'브런치 버스킹'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이다.
거기에 출연했던 인디 밴드나 싱어송라이터의
목표는 자신을 알리는 것이었을 거다.
그러니까 페이도 적고 음향시설도 낙후된 버스킹에
참여를 하지 않았을까?
근데 정말 의아했던 것이,
자신의 활동명, 팀명을 공연하는 내내 딱 1번 말고는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SEO에 신경쓰지 못했을테니
팀명을 검색해도 검색엔진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그랬으면 자신의 SNS 주소를 열심히
알렸어야 했을 것 같은데, 절대 하지 않았다.
나라면 공연하면서 멘트하는 중간중간
항상 내 활동명을 이야기할 것 같고,
버스킹하는 곳 앞에 내 소개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주소를 남길 것 같은데...
이런 맥락처럼 어쩌면
당신의 동료들은 당신의 오프라인 행사장에
우리를 알리는 요소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던 게 아닐까?
이는 바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진다.
2. Call-to-action (CTA)가 명확히 존재했는가?
예를 들어, 어떤 콘텐츠 서비스에서
북토크를 진행했고 거기에 참가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담당자가 정성을 다해
예산을 태우면서 만든 행사일테니,
그 퀄리티는 일정 수준 이상일 것이다.
그래서 고객인 나는 즐겁게 즐겼겠지...
굳이 신청을 해서, 현장까지 찾아갔다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섭외되어 있건
아니면 주제가 마음에 들건 할테니
당연히 행사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낮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거꾸로 그렇기 때문에
그 행사 후 우리 브랜드나 서비스가
기억에 남을 확률은 높지 않다.
우리가 특별히 노력을 가하지 않으면 말이다.
정말 여러 개의 멋진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면서 항상 느끼는 지점이다.
마케팅의 성패 그리고 조직 내에서
해당 행사에 대한 평가는 디테일에서 갈릴 수 밖에 없다.
정말 투박하게는 중간이나 마지막에
우리 브랜드나 서비스를 어색하게라도
알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시작 전에 브랜드필름을 틀어둔다던가,
아예 무료로 뭔가를 나눠주면서 우리를 인지시킨다거나...
최선은 그 행사와의 연결고리를
우리 서비스나 상품에서 이어나가는 부분이 되겠다.
가령 이 북토크가 마음에 들었으면
오늘 제공해드리는 무료 이용권을 등록하시고
관련된 책이나 아티클을 더 보게하라는 것처럼 말이다.
정말 가만히 두면 이 오프라인 행사를
마친 뒤의 CTA는 그 연사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것에
그칠지도 모른다.
마케터지만,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여, 연결고리를 어떻게든
만들어낸 후에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잘하고 욕먹는다.
3.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는 없을까?
딱 좋은 사례를 하나 알게 되어
소개드리고자 한다.
'11월 15일~17일'까지 진행된 '메가주'라는 행사에서
운영되었던 '닥터바이'라는 브랜드의 부스였다.
'메가주'라는 행사는 기본적으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여러가지 아이템들을 모아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박람회라고 이해하면 되고,
'닥터바이'는 반려동물의 기능성 영양제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브랜드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참고로 이 브랜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이번에 행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행사장의 부스 자체는 무난하다.
근데 하나 핀포인트하고 싶었던 부분은
부스 운영 직원들에 우선 3가지나 있었다.
1. 엄청난 친절함
2. 동반 반려동물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관련 지식의 풍부함
3. 명료한 참여프로세스 소개 및 CTA 유도
이게 단순히 고객으로서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부스를 직간접적으로 운영해본 입장에서는
신박한 지점이 몇가지 있었다.
우선 '친절함'... 당연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스들의 운영직원들은
충분히 친절하고 사려깊지 못하다.
가장 큰 원인은 보통 대행사를 활용하면서
'파트타임'을 고용하다보니 생기는 부분 같다.
하지만 여기 상주하고 있던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친절했다.
유독 이렇게 느낀 것은 2번 항목...
반려 동물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관련 지식의 풍부함에서 배가됐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부스에 반려동물이 등장하면
허락을 구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이 다음이 진짜 포인트인데,
반려 동물에게 이 부스의 주요 목적인
영양제에 대한 홍보나 시식을 유도하지 않고
다른 간식을 선물하고 체험해보게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게 잘못된 '행동 유도'가 아닌가 싶지만,
기본적으로 '강아지'로 한정했을 때
반려동물은 시끄럽고 어수선한 곳에서
뭔가를 먹고싶어하지 않는다.
근데 거기서 구매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그 상품을 먹냐 안먹냐를
가지고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이 지점을 확실히 알고 있기에,
영양제는 그냥 체험할 수 있는
샘플 패키지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그 자리에서는 일단 반려동물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이후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것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현장 운영자의
현명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의사결정권자들이 현실을
매우 잘 알고 있어서,
과감하게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면,
소심좌에게 네가 강조한 CTA가
충분히 강하지 않은 것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이 '킥'이다.
이들은 입장하면 무료 배송 및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앞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그래서 고객 입장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상태에서
샘플로 받은 영양제를 집에서 먹여보게 된다.
그리고 반려동물이 그걸 먹을 확률은
그 현장보다는 집에서 더 높을 것...
그리고 쿠폰을 받아뒀으니
자연스럽게 그 물건을 배송해서 사게 된다.
이렇게 하면 또 좋은 점이 있다.
현장에서 체험 및 구매하고
가버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회원 정보를 획득할 수가 없는데,
이 프로세스에 따르면
회원 가입도 시키고 정보도 획득해서
계속적인 CRM을 해볼 수도 있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하나,
더 센스있는 (그렇지만 비용은 꽤나 들었을...)
포인트가 따로 있다.
바로...
응? 핫도그다 핫도그...
심지어 판매 전액은 기부가 된다는 핫도그
기본적으로 오픈런을 하는 경우도
많은 행사장인 메가주의 특성을 고려,
핫도그 판매 부스를 만들어
본진에 들어올 확률을 높였으며,
판매액은 전액 기부를 한다는 센스까지!
구체적인 상품 마케팅 뿐만 아니라,
브랜딩까지 깔끔하게 가져가는 영리한
부스 운영이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오프라인 행사의
어마어마한 준비 과정에 압도되어
쉽게 시작한 이유를 잊게 되는 것 같다.
다음의 질문들을 그래서 계속 잊지 말고 가져가야 한다.
1. 왜 하는가?
2. 이 행사가 잘된 것,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3. 우리는 이 행사가 끝나고 우리의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길 바라는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