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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좌 Dec 02. 2024

내 마케팅 예산만 유독 챌린지 받는 이유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만큼은 설명충이 되어도 좋지 않을까?

저 사람의 5,000만원에는 아무 말 없으셨으면서,
왜 제 200만원 가지고 그러세요?


역시 흔히들 마케팅 부서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시작이다.


공정-불공정의 프레임으로 이야기 되면서

감정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주제다.


근데 이 문제는 결국 캠페인의 속성이나

준비 상황이 원인이라기 보다는,


'설명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내 의견이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

그래서 기업도 '가성비'를 찾는다.


마케터의 '가성비'는 결국 ROI인데,

이 ROI에서 비용 대비 '효용'이 문제다.


무슨 말이냐면

마케팅이 만들어 내는 '효용'이라는 게 

직접적이고 즉시적인 것도 있지만,


간접적이고 그 결과가 순연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나 이 문제를 경영지원, 사업관리 쪽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설명충'이 될 필요가 있다.


크게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은 3가지다.


1. '추세' 변화를 증명한다.
2. 장기적인 '브랜딩 효과'를 설명한다.
3. 고객의 여정을 '구조화'해서 설명한다.


1. '추세' 변화를 증명한다.


흔히들 마케터는 데이터의 화신이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심지어 요즘에는 콩글리쉬지만

'데이터 마케팅' 직무나 팀을 자처하는

경우도 되게 많다.


저런 트렌드 대비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대단한 데이터 분석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어떤 캠페인을 운영하는 동안

전반적인 지표 변화에 주목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 뒤 

설명하기만 하면 된다.


가령 검색어의 추이를 이야기할 수도 있고,

OTT 같은 플랫폼이라면 해당 기간에,

내가 진행한 캠페인과 관련된

콘텐츠 소비의 변화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더 이상 단편적으로 내가 어떤

마케팅 활동을 했고 거기에 얼마가

투입이 되었고 그 결과 어떤 직접적인

전환이 만들어졌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해서는 안된다.


위의 예시처럼 다른 유의미한 변화에

주목하고 그게 내가 만든 것이라고 강조해야 한다.


2. 장기적인 '브랜딩 효과'를 설명한다.


이 부분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더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었고,

그게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면


당장 직접적인 '전환' 성과 외에도

부가적인 의미를 부여받아 

ROI 문제에서 약간은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당신의 동료나 상사는 바보가 아니기에

브랜딩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는

비용이 무자비하게 들어갈 뿐만 아니라,

그 효과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 까지 알고 있다.


한편 당신이 어떤 캠페인을 운영하건 간에

어느정도는 우리의 인지도나 브랜딩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래서 그 연결고리를 교묘하게

연결해서 설명하여 내 캠페인의 

가성비를 증명해야 한다.


이 파트는 어떻게 보면 약간의 간계이자

편법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시 말한다.

지금 경기는 어렵고, 회사들이 힘들다.


가장 먼저 줄이고 싶은 게 마케팅 비용이다.


수단과 방법을 따질 시기는 아닌 것 같다.


3. 고객의 여정을 '구조화'해서 설명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어이가 없으실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주니어 마케터들은 이 부분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예산을 쥐고 흔드는

분들은 더더욱 약할 것이고


그래서 구조화는 필수다.


이 구조화 역시 거창한 게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런 정도의 설명은 가능해야 한다.


"이번에 직접적인 전환은 n명 밖에 만들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해당 기간에 Paywall 앞에서

여러번 이탈했던 사람들 중 nn%의 사람들이 

더 전환이 되었다.


이는 역시 구매 검토 단계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SNS에서 내가 운영한

퍼포먼스 광고를 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실 그저 하나의 예시다.


조직의 인프라 상황에 따라 

이걸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내가 스스로

내 캠페인의 부가적인 가치를 이해하고

전파해야만 한다.


어떤 일이 잘되는 것도 오롯이 나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닌 것처럼

잘 되지 않는 경우에도 분명히 다른 사람

혹은 환경이 만들어내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구조화'가 필요하다.


어디서 뭐가 잘못됐는지 식별할 수 있어야,

뒤집어 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선 방안도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꼭 내 일을 구조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내부 고객에게도 마케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는 '현타'를 느낄 시간에 이 부분을

조금만 챙겨도.


한 해 마케팅 캠페인을 운영하는 데 있어

들어오는 태클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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