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현실 22
[시와 현실 22 ] 그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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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일보
*출전; 미발표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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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가 지났다. 이무렵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고향의 논두렁 어귀에는
때 만난 친구들이 수초 속을 헤엄치며 누비고 다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들이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그 많던 물방개(멸종 위기종 2급)와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함께 실종된 친구들--
물장군, 붉은점모시나비, 소똥구리, 금개구리 까지.
환경부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생태보존연구소(서식지외
보존기관)의 실험용 수조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고 하니
환경문제가 얼마나 위험수위를 넘고 있는지,
그들의 존재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바로미토인줄
까마득히 모른 채.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에 이것이
존재한다.
모든 현상은 연기(緣起)로 맺어지고 모든 생명은 하나의 끈으로 이어진
생명 공동체다.
그가 있으니 내가 있고
그가 편안하면 나도 편안하다. 생명은 계층관계가 아닌 생명 그자체로
동등한 것이다. 인간은 모든 생명의 지배자 아닌, 그들의 부양자이다.
지금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팬데믹은 인류 스스로 각성을 족구한다
멈추고 돌아보고 방향을 바꾸라는 경고다,
과학문명이 결코 인류를 지켜줄 수 없다. 지구 스스로의 복원력을
회복하는 길만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글-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