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님에게-이 어두운 밤에

by 니르바나

동주님에게-기청

-이 어두운 밤에


동주님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는

그 지조 높은

당신의 개는 어디에

/

지금은 똥묻은 똥개가

실은 자신이 무서워 왈왈

뒤로 물러서며 월월

그런 비겁한 똥개만 우글거리고

/

그 뿐인가

서로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종족끼리 저마다 떼를 지어서

색깔이 다르디는 이유 하나만으로

핏발선 눈초리 서로 이빨을 갈며

/

동주님 그 시대

몸서리치는 어둠을 갈라내며

그나마 밤 세워 허공을

컹컹 짖어대던 그 지조 높은 개는

어디에

//




출전; 실시간 미발표작


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1977)

논문; 이육사 시 연구 (시간 공간구조를 중심으로] 외 다수

비평; 현대한국시 대표작 재조명(이상 윤동주 김춘수 외 20인)

저서/ 시집<안개마을 입구> <열락의 바다>외 {교보문고 외 제목으로 검색}

저서/ 시론집 [행복한 시 읽기] {부크크출판사 홈에서 제목으로 검색}

저서/ 산문집 [불멸의 새] 현대시문학사 [교보문고 외 제목으로 검색}


시작 노트

-윤동주의 시 <또다른 고향>을 읽다가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것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魂)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밤을 세워 어둠을 짖는다

(「또 다른 고향」전반부)

지난 시대의 그 충직한 개는 어디로 갔을까?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 개는 동주의 허허로운 마음을 위무해주는

화자의 객관적 상관물에 지나지 않을 테지만,

우리 시대와 극명히 대조되는 ‘지조’라는 말에

귀가 열리고 눈이 번쩍 뜨인다. 밤낮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정치인들의 왈왈대는 소리가 잠을 설치게 한다.

정신이 반듯하고 영특한, 주인 알아보는 그런 지조 높은 개는

어디로 갔을까?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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