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의 나무/ 겨울 시
기 청 (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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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뿌리채 넘어져 있다
누군 무자비한 설한풍 때문이라 하고
반대편은 부실한 뿌리 때문이라한다
나무는 그 자리에 서 있었을 뿐이지만
면면히 지캬온 이땅의 결기
자유와 올곧음, 그밖에 소중한 것들 우러러 외쳤을 뿐인데
반대편은 유죄라 펄펄뛰고
양심의 편은 무죄라 외친다
나무는 죄없는 죄인이 되어
길바닥에 뿌릴 하늘로 솟구친채
말없이 누워있다
지나는 행인들 영문도 모른채
혀를 끌끌차며
남의 일처럼
오는 봄은 아무일도 없다는듯
쓰러져누운 절명의 그루터기를
그냥 지나쳐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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