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일기 #2 _2021년 5월 12일
시험관 시술 때에는 보통 10~20개의 난자를 채취한다고 하던데...
첫 채취때도 26개, 두번째 채취도 39개. 과한 난자 채취가 내 몸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어제 밤에도 난자 채취와 폐경기에 관한 영상을 수십개 찾아본 후에 잠들었다.
난자채취를 39개를 해도 이 중 '수정란'이 되는 아이들은 50%정도-, 또 잘 냉동시키고 녹여 착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아이들은 그중 50% 정도. '착상' 성공 확률은 30% 이하.
그저 내가 다니는 병원의 '기술'을 믿으며 확률보다 좀더 많은 아이들이 잘 '수정되기를', 잘 '살아남기를', 잘'녹여지기를', 잘'착상되기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했다. 과자극으로 인해 난소도 붓고, 복수도 가득 차 있는데.. (꽤- 자유롭긴 하지만)출근 복장으로 그 배를 꽉꽉 누르고 있었다니. 좀 쉬지. 왜그리 바득바득 오후에 출근해서 일을 했었을까? 그 때는 그 일을 '내가' 꼭 해야하는 줄 알았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 '일'이니까 내가 해내야 하는 줄 알았다. 정말 미련했다.
가만히 누워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가- 통증이 오면 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포카리스웨트(이온음료) 1.5L를 벌컥벌컥 마신다. 3일정도 지났으니 이젠 좀 괜찮아 진것 아닐까? 싶어서 아침에 산책을 강행했었는데.. 30분만 걸어도 땀이 삐질삐질, 아픔이 가실질 않는다. 이렇게 아픈데.... 아픈지도 모르고 출근해서 일했었구나.. 과거의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하다.
휴직을 했으니, 내 몸을 좀더 돌봐줘야겠다. 일단 1일 1이온음료 부터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