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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ul 20. 2022

주문을 걸어보자 내 인생에

 인생이 너무 힘들다. 그렇지만 힘들어도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내 인생이 좀 더 나은 인생이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당장 인생이 내가 바라는 대로 확 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니, 그냥 주문을 걸어보기로 했다. 내가 나에게.


 내가 제일 좋아, 내가 제일 멋져, 내가 제일 잘해!

 

 학창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의 나는 정말 부정적인 사람이었고, 자존감이라는 게 위에 올라와 있던 적이 없었으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었다. 삶의 즐거움이라고 할만한 일도, 좋아하는 것도 없었다. 이 나이 또래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애도 여행도 술도 흥미가 없었고, 예쁜 맛집이나 카페를 가는 것도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싫어할 정도였다. 그냥 집에 혼자 있는 게 좋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좋아했다. 무기력하고 우울하며 차가운 사람이었달까. 사람들에게 정을 주지도 않았고 나에게 다가오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누군가 다가오면 벽을 치고 가시를 세우는 사람이었다. 나름 친하다고 하는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다 열진 않았다.


 지금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기도 하고 짠한 마음이 든다. 그 나이 때 즐길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많이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더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즐기고 도전할 수 있는 순간을 놓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낸 것 같다. 고2, 고3 때 블로그를 열심히 했던 때에도 잠깐 즐겁고 행복한 적이 있긴 했지만 자존감은 항상 바닥이었다. 대학을 가면서부터는 이것마저도 손에서 놓게 되니 더더욱 무기력에 빠져버렸던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다른 사람들을 많이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도 했다. 저 사람들은 정말 예쁘고 멋있고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구나, 부럽다, 근데 난 왜? 내 인생은 왜 이러지?라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울이 나를 덮쳐왔다. 그럴 때면 또다시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아무도 만나기가 싫어졌다. 자꾸만 스스로가 나 자신을 갉아먹었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원치 않는 대학생활이었고 그렇게 오래 다니지 않고 결국 그만두게 되었지만, 대학생활을 할 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얻었다. 사람은 확실히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안다. 나조차도 나 자신을 싫어했었는데 친구들은 나를 많이 좋아해 줬고 항상 옆에서 날 응원해주고, 예쁘다고 해주고 잘한다고 해주었다. 이 칭찬을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높이려면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해야 하고 믿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친구들이 옆에서 좋은 말을 해주니, 나도 조금은 나를 사랑해볼까? 내가 조금은 괜찮은 사람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해주기로 결심했고 그때부터 나에게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난 내가 제일 좋다고, 도전하는 내가 제일 멋지고, 어떤 일을 하던지 내가 제일 잘한다고! 이게 될까? 싶었는데 점점 내 생각이,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존감도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래서일까 정말 찍기 싫어했던 사진도 찍다 보니 사진 찍는 걸 좋아하게 됐고, 자신감이 생기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걸 거리낌 없이 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간에 가는 걸 좋아하게 되었고 자주 여행을 떠나기도 했으며, 조금씩 행복한 날이 늘어갔다.


 내가 나에게 한마디 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고 이 별것 아닌 일이 나를, 내 생각을, 내 삶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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