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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소 Sep 01. 2021

9월 매일 한 줄 일기

9월 1일 : 9월의 첫날. 제주로 가고싶다. 하지만 오늘도 개미는 뚠뚠. 꾸준한 일상이 여유로운 내일을 만들 테니까 열심히 줍줍.


9월 2일 : 매일 일기를 쓰고, 주식 저축글을 올리며 모인 콩은 1000원 단위로 해피빈에 기부하고 있다.

올해 추석은 모두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하기를.


9월 3일 : 알듯 말듯 아리송한 세계. 하지만 백퍼센트 알지 못해도 마음 깊이 이해되는 순간이 있다. 비록 내일 출근하지만 불금엔 시를 읽을 수 있어서 좋다.


9월 4일 : 퇴근 후 집에 와서 티비 보다 응칠 정주행 중. 잊을 만하면 챙겨보는 응답 시리즈인데 성동일이 위암에 걸린 설정이었다는 건 기억도 안 나네. '삶의 역습'이라는 5화 부제가 유독 깊이있게 다가오는 것은 왜때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9월 5일 : 9월의 시작은 문보영 특집. 꾸준함의 힘을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금씩 쌓이는 시간의 힘도. 무엇보다 아직 하고싶은 게 많아.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외로워도 괜찮다. (울지 말고 말ㅎ...)


9월 6일 : 우리집 멈무가 인형 친구를 데려왔다. 실제로 보면 더 귀여운데 카메라가 댕댕이를 못 담네. 앞으로 잘 지내자, 댕댕아! 언니가 잘해줄게요. 옆의 화분들도 잘 챙겨주고:)


9월 7일 : 요즘 내 마음의 힐링 담당!

슬의, 펜하 끝나면 당분간 쉬려고 했는데

우연히 본 갯차에 흠뻑 빠졌다.

까칠하지만 러블리한 주인공들과 마을 사람들,

바닷가 마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서

무한반복하고픈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9월 8일 : 평소보다 30분 늦은 출근과 퇴근이 어색한 저녁. 이번주 남은 이틀도 이렇게 진행되는데 매일 보던 길도 고작 30분 차이에 공기도, 색깔도 달리 느껴져 새삼 신기하다. 그나저나 내 인생에 초록불은 언제 켜질까. 아마도 곧, 이라고 읊조려본다.


9월 9일 : 하늘빛이 너무 예쁜 저녁. 멈무와 함께 먹을 닭강정을 건네받으며 닭강정이 너무 맛있어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추천해준다고 오지랖 섞인 말을 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델리만쥬를 서비스로 주셔서 기부니가 좋다. 이제 닭강정 먹고 슬의 봐야지!


9월 10일 : 두 권의 책이 나에게로 왔다. 블로그 잇님인 한걸음님의 책도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제 곧 또 한 권의 책이 오는데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가봉가. 조금씩 천천히 아껴봐야지.


9월 11일 : 오늘의 저녁은 유부초밥. 정갈한 요리솜씨를 겸비한 멈무를 칭찬하며 다음엔 내가 롤유부초밥을 해주기로 했다. 행복이 뭐 별건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게 식사하고, 앞으로의 시간도 함께하자고 약속하는 게 행복이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나는 제법 행복하다.


9월 12일 : 환절기마다 꼭 한번씩은 늘 크게 앓는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서 헤롱거리는 오후. 당 충전을 하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오늘의 나는 푹 쉴 수 있도록 토닥여주자.


9월 13일 : 요리실력이 나날이 늘어가는 멈무가 어제 해준 저녁. 월요일인 오늘 최악의 몸상태로 출근해서 결국 점심시간에 조퇴했다. 환절기 넘 무섭다. 모두 건강했으면. 몸도, 마음도.


9월 14일 : 멈무표 오늘의 요리는 라볶이:)

사실 요즘 몸이 좋이 않아서 당분간 일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심란해하는 나를 위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를 해주는 멈무를 보면서

조금씩 기운이 나는 저녁!


9월 15일 : 입맛이 없는 요즘이지만 약을 먹기 위해 꾸역꾸역 삶을 밀어넣는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우리의 삶은 각자 다른 형태로 늘 조금씩은 가난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배를 곯는 아이들이 아닐까.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며 모으는 콩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마음이 닿는 곳에 함께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것은 마음의 가난이라고 생각하면서.


9월 16일 : 얼마전 시댁 갔을때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상. 서운해하지 말자. 스트레스 받지 말자. 시댁도 가족이니까... 명절 전 남편에게 한 소리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아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9월 17일 : 이디야 포스틱 쉐이크! 멈무가 호기심에 시켜서 뺏어먹어봤는데 말 그대로 밀크쉐이크+포스틱 치즈맛ㅋㅋㅋ 정말 단짠단짠이다. 난 평소에 먹는 민트초코! 민초단은 영원하리.


9월 19일 : 멈무를 위한 맛있는 한 끼. 요즘 조금씩 요리를 하는 중이다. 오늘은 그동안 미뤄둔 화장실 청소도 했다. 살림에는 소질이 없지만 조금씩 하다보면 언젠가는 늘겠지ㅋㅋ


9월 20일 : 요즘 병렬독서 중인 책 중 하나인 <예술가의 일> 을 읽고 있다. 오후에는 재테크, 저녁에는 예술 혹은 인문학.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이다. 내일, 모레는 일정이 있으니 오늘 부지런히 읽어야지.


9월 21일 : 집에서 차로 십 분 거리에 있는 본가에 올 때마다 이초코땜에 웃는다. 요즘 초코님이 애정하는 침대라고 하심. 옷장 안 이초코♡


9월 22일 : 우리보다 몇 달 앞서 결혼한 사촌동생 부부가 스노우에 2세 사진 합성하는 게 있다고 알려줘서 재미삼아 해봤다. 근데 우리 딸램 너모 이쁜 거 아니니ㅋㅋㅋ 아직은 계획이 없지만 아가가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좋구만ㅋㅋㅋ


9월 23일 :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가게에서부터 집까지 도보로 2~30분 거리를 산책 겸 걸어왔다. 오늘 먹은 칼로리들로 인해 내 몸에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기 위해서ㅋㅋ


9월 24일 : 오늘의 저녁은 갈비:)

명절 지내고 오면 한동안은 냉장고가 가득 차서

냉장고 파먹기, 일명 '냉파'를 한다던데

이젠 우리집 냉장고도 그 반열에 올랐다.

당분간은 장보는 리스트가 홀쭉해지겠구만.


9월 25일 : 멈무와 미용실에서 머리하는 날. 지금은 국시 먹으러 왔다. 오랜만에 머리하니까 확실히 기분전환 되는 것 같다. 내일은 집에서 푹 쉬어야지.


9월 26일 : 요즘 애정하는 드라마는 <갯마을 차차차>, <유미의 세포들>인데 드문드문 보던 <인간실격>에 제대로 치인 것 같다. 인정해야겠네, 이제. 귀엽고, 밝고, 환하게 웃는 것만 보고 싶은데, 간질간질 심장아 나대지마 하는 것만 보고 싶은데 치이는 건 음울하기 짝이 없는 어두움. 그래도 만들어줘서 고맙다. 백퍼센트 이해 못해도 어쩌다가 이해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에 치인다.


9월 27일 : 책발전소 9월의 도서 <동급생> 을 웨비나 보기 전에 읽었다. 울 아부지가 유학했던 슈투트가르트의 풍경과 두 소년이 함께 걸으며 주고 받던 대화, 시대의 무거운 비극까지. 완벽하게 아름답고, 애틋했다. 특히 <동급생>의 마지막 문장이 주는 소설의 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튀빙겐하고 슈투트가르트는 꼭 가봐야지.


9월 28일 :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는 것은 언제나 신나고 산뜻한 일이다.


9월 29일 : 항상 해오던 일을 다시 하려고 하니 여기저기서 반대한다. 제발 좀 쉬라고. 건강 문제로 2-3주를 쉬었건만 주변에선 여전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쉬어가라고 하는데, 나는 쉬어가는 법을 잊어버린 듯하다. 마음에 서늘한 바람이 인다.


9월 30일 : 멈무의 갤럭시워치를 장악한 그녀. 진짜 딸도 아닌데 왜 이러는거야. 느무 웃기다. 만약에 진짜 딸이 생기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 느낄듯. 근데 진짜 느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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