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무 살은 어땠을까?
어딘가에서 들었던 이 말이 내 마음을 두드려 급하게 메모를 해두었는다.
하지만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유튜브의 어느 채널에서였는지, 어느 드라마에서였는지,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짧은 문장이 나의 20대를 고스란히 불러왔다.
나의 스무 살은 어리숙함 그 자체였다.
곳곳에서 모인 낯선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서툴렀고,
내가 호감이 있거나, 반대로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성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연애는 더욱 서툴렀다.
혼란스러웠던 80년대 말의 시대상황 속에서 날마다 이어지던 데모에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도 몰랐다.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주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난감했다.
새로운 도전도 없었고, 모험할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주어지는 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이제와 돌아보면 그 어리숙함 속에도 하찮고도 미약하지만 나만의 설렘이 있었다.
학교 정문의 인파 속에 묻혀 학교를 출입하는 그 일상의 순간도 즐거웠으며
두꺼운 원서를 들고 다니는 그 약간의 허세도 나쁘지 않았다.
4학년이 되고 졸업을 하면 뭔가 큰 일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오늘이지만 내일은 분명 기대할 만한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순수한 시간이었다.
능숙함이나 모험심보다는 그저 ‘처음’이라는 단어 하나로 충분히 빛났던 시절.
나는 어리숙하게 보냈던 그 시절을 오래 아쉬워했지만, 이제는 그 어리숙함이 내 청춘의 색깔이었다는 걸 안다.
세상은 나를 몰랐고, 나도 나를 몰랐지만 나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고, 자라고 있었다.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스무 살은, 째찌게 신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