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아, 나는 미래를 꿈꿔.
미연아!
가끔 너와 이야기하다 보면, 네가 과거 속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여.
어렸을 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그때의 일들을 후회와 그리움, 아쉬움을 섞어서 말하곤 하지.
말할 때마다 시간이 멈춘 듯, 그 순간 속에 갇혀 있는 너를 보게 돼.
마치 오래된 사진 속 인물처럼,
움직일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는 그 과거 속에 머문 너를 보는 느낌이야.
네가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어.
미연아!
네 마음을 이해하지만, 이젠 너의 과거얘기가 솔직히 조금 지쳐.
언젠가, 카페에 마주 앉아 "앞으로 넌 하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거 없어? "
라고 물어봤을 때조차도 너는 높은 카페 천장을 잠깐 올려다보고 나서
없다고... 말했지.
미연아!
나는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아.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좋았던 기억도, 아픈 기억도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미래를 얘기하고 싶어.
오십이 넘은 지금도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아. 그 꿈을 좇고 싶어.
당장 내가 그 꿈을 이루어서 지금과는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확신하진 않아.
어쩌면 영원히 꿈으로 남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작게나마 꿈꿀 내일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힘들고 막막한 오늘을 버텨낼 수 있거든.
그래서 미연아!
앞으로는 우리, 함께 미래를 얘기하자.
너의 미래와 나의 미래를 서로 응원해 주자.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린 만나왔고,
또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이 늙어 갔으면 좋겠어.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 조금 더 따뜻할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