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야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고, 중요하고, 맞다고 생각해오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뭔가 모순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말들...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해라.
돈을 따라가지 말고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해라.
좋아하는 것을 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현실적으로는 당장 돈이 없는데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하지?
내가 지금 당장 좋아하는 것을 해서는 돈을 벌 수가 없는데?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은 잠시 보류하고 매일매일 하기 싫은 일 혹은 남의 일을 하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돈이 따라온다는 말은 아마존, 테슬라, MS, 구글, 페이스북의 CEO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일부 특출 난 사람들한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심지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겠다고 결심하고 퇴사를 한 저도 돈을 벌기 위해 매일 책상에 앉아 노트북과 싸우다 보면 과연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가 라는 의심이 들고, 스스로에게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쉽게 할 수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안정적인 수입이 있던 퇴사 전이 더 좋았던 거 아닌가? 물론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하루 돈의 압박을 느끼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 번씩 드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저의 선택에 의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깐요. 단지 그 일이 결과가 썩 좋지 않다 보니 돈 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또 계산하다 보니 점점 재미도 없어지는 겁니다.
[관련 글 : 송도공유사무실 3호점 오픈]
며칠 전부터 세 번째 공유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재작년 즈음에 처음으로 공유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브런치에 관련 글을 썼을 때 이 일이 잘 되어서 계속 브런치에 글을 남길 수 있는 일들이 생겼으면 생각했었는데 세 번째 공유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쓰게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어라? 지금 현재 공유 사무실은 계속 적자인데 또 하나 해보겠다고? 왜? 지금 안정적인 수익도 없는 상태인데 또 보증금 몇 천만 원 내고, 매달 추가로 월세를 더 내겠다고? 설령 네가 생각한 데로 된다고 해도 수익은 얼마 안 되는데 왜 계속 무리해서 일을 벌이지?
현실적으로는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근데 웃기게도 이 일이 너무 재미있다는 겁니다ㅎㅎㅎ 제가 생각하고 계획해서 마련한 공유 사무실을 누군가 사용하고, 그곳에서 일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가 산 의자에 앉아 제가 조립한 책상에 책을 올려놓고 읽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거운 겁니다. 게다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그에 대한 수익도 발생하고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던 겁니다. 저 위에서 말했던 돈 말고, 좋아하는 것을 좇으라는 말이 처음으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럴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저에게는 바로 공유 사무실 관련 일이었던 겁니다. 좋은 상가나 오피스텔을 알아보고 새로운 저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당장 큰 이득이 없더라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고,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아 어쩌면 이런 식으로 재미있게 하다 보면 나도 돈이 따라 와주는 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부터 틀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어떠한 확신 비슷한 것이 저에게 오늘 갑자기 생긴 거 같습니다. 최근 꼬였던 일들이 많았는데 거짓말 같이 오늘 갑자기 다 해결되었고, 입으로만 말하던 것을 머리로도 깨닫게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