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Oct 25. 2020

주말 낮밤 없이 열심히 일하시는 대표님께 보내는 메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두 명의 대표

대표님 안녕하세요.

금요일에 말씀드렸던 내용 다시 보내드립니다.

파일 첨부했습니다.

월요일에 준비해서 드리려고 했는데 주말 동안 연락 주신 거 보고 지금 정리해서 보내드립니다.


정말 주말/밤낮없이 일을 하신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그냥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회사 다니는 7년, 퇴사 후 사업을 하면서 4년 동안 저도 정말 앞만 보고 뛰어왔다고 자부하는데 대표님 앞에서는 말도 꺼낼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1인 사업을 하면서 여전히 부족하지만 조금은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일이 더 커지고 잘 되면 좋겠지만 전과는 달리 무리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쉬는 시간도 늘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고객님들께서 연락을 하고 문의를 하면 새벽이든 주말이든 무조건 응대를 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일과 시간 이후, 주말에는 노트북이나 폰은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습니다. 어디 한 곳에 오래 있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몇몇 나라에서 소소한 기회를 잡아서 지금처럼 해외 상품들을 취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과는 달리 깊게는 파고들지 않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은 매출이라도 꾸준하게 발생하고, 지금 제 삶의 스타일과 맞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제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프로그램 개발자였고, 지금은 공유 사무실, 투자, 구매대행, 외주 개발, IT컨설팅 등을 얕은 수준에서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당연히 규모, 매출 면에서 대표님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하지만 그게 제가 사업을 하는 방식입니다.

몇 차례 대표님과 통화를 하면서 제가 부족한 점을 너무 많이 갖고 계셔서 어떻게든 엮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일하는 과정이나 방식이 벌써부터 약간은 저의 그것과 충돌이 일어나는 거 같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한국 시각 기준으로 보통의 분들이 일을 하지 않는 시간 대에는 연락을 주시지 않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말 급한 상황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발생한 문제이지만 상품 사진과 가격을 정리해서 드리는 건 대표님 직원분들께서 작업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수정을 요청하신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이트 주소를 알려 드린 상황에서 제가 문서로 정리를 안 해드렸다고(설령 그 일이 아니라고 해도) 주말 동안 연락을 계속 주신 건 이해하기가 조금은 어렵습니다. 주말에도 연락할 정도로 급한 일이었다면 그 사이트에서 직접 혹은 직원 분들이 다른 상품을 검색을 해보셔도 됐을 겁니다. 어차피 제가 드린 건 일부이고, 더 많은 상품이 사이트에 있습니다. 굳이 제가 정리해 드린 것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저도 연락을 받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지만 매번 이런 상황이 발생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글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잠깐 설명드렸지만 저는 남들이 봤을 때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있는 일과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규모가 작은 여러 개의 일을 하는 사업가입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저의 이러한 성향이 대표님을 많이 힘들 게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서는 다시 드렸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문서에 있는 정보는 제가 알려드린 사이트에 다 있는 정보입니다. 다른 아이템들도 더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사이트를 알려드린 시점에서 굳이 제가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될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내용들과 제가 위에 두서없이 설명드린 내용들을 고려하셔서 뭔가 더 진행을 원하시거나 문의 내용이 있으시면 이메일로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선 상으로 남기는 말들은 불 필요한 내용도 많고, 내용도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마진이 1% 남는다고 하더라도, 제 성향과 맞는 일이라면 어떤 거든 진행할 의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회사와 더 많은 직원 분들의 대표이신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으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요청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면 메일을 통해서 연락을 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업 투자자 부담스러워서 부업으로 주식투자하는 프리랜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