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는, 퇴사를 원하는, 계속 다니는 사람들
퇴사하는 사람들
요즘 갑자기 많은 저희 회사 사람들이 퇴사를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이직이나 퇴사는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특히 요즘에 더 갑자기 퇴사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이제 특별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친했던 분들은 회사를 나가서도 만날 것이므로 크게 개의치 않지만 딱 하나 신경 쓰이는 건 이제 막 들어온 신입사원들 특히나 저와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입니다. 취업도 쉽지 않은 시기에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회사에 입사했는데 기존 선배들이 떠나고 불만들이 많은 모습을 보면 그 신입사원들의 기분이 어떨지 걱정입니다. 물론 다 성인이고, 자신이 인생 알아서 살아가고 또 잘들 살아갈 것이며, 또 제 인생이나 잘 챙겨야 되는 상황이라 쓸데없는 걱정일 겁니다. 당사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거나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하기 바쁠 수도 있을 겁니다. 두세 달 전에 퇴사하신 분이랑 만난 적이 있는데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별 거 아닌 걸 왜 그렇게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결정을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퇴사자 분들은 회사와 분명 맞지 않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고, 또 대안이 있었기 때문에 퇴사라는 결정을 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참 많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되었든 이틀 전에도 친했던 과장님이 퇴사를 하셔서 친했던 사람들끼리 술 한잔 하고 왔습니다. 회사 다니는 동안 사람들이랑 좋은 관계를 가졌던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퇴사를 술안주 삼아 남아있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대부분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집니다. 특히나 저희 회사는 SI 회사라 본사보다는 다른 회사에 파견 형식으로 일하는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퇴사를 결심한 분들은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본사에 복귀하지 않고 바로 퇴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친하지 않거나 불편한 사람들한테 퇴사 이야기를 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일부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사람들과 친해질 생각들이 아예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경우 회사에서도 그 사람에 대한 퇴사 이야기를 굳이 먼저 발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냥 남아있는 사람들도 직장 동료, 선후배들한테 듣거나 보이지 않으면 퇴사했나 보구나 라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친했던 분들이 퇴사를 하면 예전에는 많이 아쉬워했지만 지금은 저도 어떤 모습으로 퇴사를 해야 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입사 때부터 언젠가는 퇴사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때가 거의 다 되었기 때문에 퇴사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중입니다. 뭐 이 것도 쓸데없는 고민일 수 있습니다. 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가니깐요. 단지 남아 있는 분들이 조금 더 고생을 하게 되겠지요.
퇴사를 원하는 사람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결혼 등의 이유로 자신의 조건/환경 등이 변하면, 아니 떠나서 대부분의 분들이 퇴사를 원합니다. 단지 당장 퇴사를 하면 그 대안이 없고, 더 힘들 것을 알기 때문에, 혹은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퇴사를 하지 않고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조건이 있으면 당연히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퇴사 후 재취업 즉, 이직이 연봉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 경우 이직에 기회가 많으며 특히나 금융권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하지 않고 오래 회사를 다니고 있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이직이 귀찮거나 현재에 만족하거나 지금의 회사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자신이 하는 일에서 비전을 보거나 이직을 해본들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퇴사를 원하고 있으며, 저에 경우 퇴사를 원하는 것을 넘어 곧 퇴사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 직장 생활을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애초에 이직 생각이 없고, 지금의 회사를 처음이자 마지막 회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높은 연봉으로 회사를 옮길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저에게 돈은 이직에 이유가 되지 못하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월급쟁이는 그 방법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지금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의 분들이 그럼 회사 나가서 어떻게 돈을 벌거냐 라는 질문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 그 이유 때문에 퇴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그분들은 돈을 버는 방법이 회사뿐인 겁니다.
이거에 대해 할 말은 정말 많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므로 나중에 따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브런치에 작성한 글들을 보시면 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있을 겁니다.
계속 다니는 사람들
솔직히 퇴사를 원하지 않고, 지금 만족하며 회사를 계속 다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분명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로 인해 이 분들이 더 고생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그분들은 남들이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 같은 것들이 없는 것일까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저희 회사에 경우 이런 분들도 분명 힘들다고는 이야기는 하지만 그냥 회사 다니면서 하는 푸념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현실적인 이유가 많다고 봅니다. 나이, 경력 등으로 인해 이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금의 조건에 만족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희 분야는 SI나 SM으로 분야가 나뉘는데 SI에 경우 보통 야근이 많지만 SM은 회사에 따라 일이 많지 않고 비교적 칼퇴도 많은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IT 분야인 저의 직종에서는 SI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또 SM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SM보다는 SI를 더 선호합니다. 하지만 SM을 선호하는 분들이 분명 있으며, 그쪽으로 간다면 SI를 할 때보다 시간적으로 좀 더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하며, 이런 선택을 통해 여유롭게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저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