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사업 시작하면 결국 한 달 뒤에 취업한다!?
연말이 다가오니 술자리가 늘어나네요! 동네 친구도 있고, 대학 동기들도 있고, 전 직장 동료들도 있고, 친척 동생들도 있고... 술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연말이라는 핑계로 보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서 예전처럼 마냥 즐겁게 웃고 떠들고 싶은 거죠! 이렇게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나보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나 싶을 정도의 일들에 대해 이야기도 하게 되네요. 작년에 퇴사를 하고, 본인 사업을 한다던 전 직장 선배의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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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가 퇴사를 한 직후에 저에게 연락을 해와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진작에 저는 퇴사를 하고 제 일을 하고 있었고, 사업에 관해서는 제가 선배이니 이것저것 저에게 물어볼 게 있었던 거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한 게 있는데 그걸 도와줄 수 있는지도 저에게 물어봤었네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더라도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 사람 얼마 안 가서 다시 회사 다닐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사한 사람들이 다른 회사로 입사하기 전에 자기 일 해보겠다고 준비 없이 톡톡 뭔가를 건드려 보는 전형적인 패턴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뭘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이런 게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그걸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좋을 거 같다. 그래서 그 결과가 나오면 또 이렇게 저렇게 하면 뭔가 될 거 같다.
제가 그래 봤었기 때문에 더욱더 알 것만 같았습니다. 오랫동안 내가 속해 있던 곳에서 싫증을 느끼고, 돈도 좀 있고, 나이도 먹었고, 그 시간 동안 회사에서 뭔가 한 게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꽤 인정도 받았고... 나가서 뭔가 해보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월급만큼은 나오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퇴사를 하고 그때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겁니다.
집에 가만히 있는 것도 돈...
솔직히 이렇게 사업을 시작해도 계속 버틸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원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이유는 단기간에 본인이 생각했던 것처럼 되지 않고, 하루가 다르게 통장의 잔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퇴사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돈이 막 나갑니다. 회사에 다녔으면 월급이 나왔을 테니 이 월급에 해당하는 기회비용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조급해지고, 결과는 빨리 나오지 않으니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빠르게 돈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앞에서 말했던 선배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떠한 준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퇴사 후에 마침 눈에 띈 걸 가지고 사업으로 해보겠다고 결정을 해서 막 소설을 쓴 겁니다. '어!? 이거 이렇게 하면 뭔가 되겠는데?' 이건 기존에 있는 것과는 다르고, 아는 사람이 필요한 거라서 내가 만들기만 하면 사용할 사람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패턴을 여러 차례 봤고, 저도 그랬었습니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런 모습을 또 보니 곧 다른 회사를 알아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리고 어제 전 직장 회사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그 선배가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관련 글 : 적당히 직장 생활하면서 사업하기]
사업이 어렵고, 접게 되는 이유는 결국 돈이 없어서입니다. 그런데 내가 사업을 하면서 고정적인 수익이 있다면? 그런 수익이 없을 때보다 더 오래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겠죠. 괜히 회사들이 투자금을 받겠습니까? 사업이라는 거 자체가 처음부터 의미 있는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퇴사해서 그때부터 사업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몇 달 안에 수익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회사 다니던 사람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퇴사가 먼저가 아니라 사업 준비부터 해야 됩니다. 회사 다니면서 월급이라는 고정적인 수익이 있을 때 준비를 하면 퇴사 후에 발생하는 손실과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 다녀서 사업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이고, 진짜 핑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업을 하겠다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퇴사한 후 사업을 시작하면 처음 한 달 정도만 바쁘고 그 이후부터는 한없이 시간이 남아돌 겁니다... 퇴사를 해서 그 부족하다던 시간은 만들어 냈지만 준비된 게 없으니 그 시간 동안 할 게 없는 겁니다. 결국 관성에 의해 회사로 돌아가게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