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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r 14. 2022

공유 사무실 오피스텔은 잠시 보류

부동산은 나와 잘 맞지 않는 걸로...

 4년 전에 퇴사와 독립을 하기도 전에 사업을 한다고 큰 평형대의 오피스텔을 월세로 계약했었습니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려고 인천 송도에서 제일 큰 평형대의 오피스텔을 월세로 계약했습니다. 당장 함께 사용하겠다는 사람이 없어도 회사를 퇴사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월세는 월급으로도 충당할 수 있었고, 결국 함께 사용할 사람들도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제 생각이 맞았고, 그렇게 한 오피스텔에서 5년을 사용하다가 그 오피스텔의 주인이 바뀌면서 5개월 전에 근처 다른 오피스텔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오피스텔로 이사를 오게 됨으로써 결론적으로는 어제부로 더 이상 공유 사무실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관련 글 : 두 달 사이에 월세가 20만 원이 오른 오피스텔]


이곳 오피스텔은 계약부터 별로 과정이 좋지 못했습니다. 사용하던 오피스텔보다는 평수가 훨씬 작았지만 월세가 그 이상으로 저렴했고, 그때부터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모든 게 좋아 보였습니다. 이게 이사 가지 두 달 전 상황이었는데 한 달 사이에 월세가 20만 원이나 올라 버렸습니다. 결국 원래 사용하던 오피스텔보다 평수는 줄어들고, 월세는 5만 원만 더 싼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놈의 콩깍지는 여전했고, 하필 제가 이사 가야 할 시기부터 지금까지 오피스텔의 공실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 달 70만 원이던 오피스텔이 한 달 사이에 95만 원이 되는 상황...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때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사용하던 오피스텔의 주인은 저에게 나갈 충분한 시간을 준 상태였고, 계약 상으로도 제가 더 이상 해당 오피스텔을 사용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사를 했고, 그 결과는 5개월이 지난 시점인 어제... 다른 원룸으로 이사를 갔고, 더 이상은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사놓고 5년 동안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책상들...


원룸에서 제가 사용할 물건을 빼고는 모든 것들을 팔거나 버리거나 무료 나눔 했습니다. 아깝다 싶은 것들도 내가 계속 사용할 게 아니면 모조리 손절했습니다. 정수기 무료 나눔! 물 사 먹으면 되니까! 옷? 버려! 어차피 일 한다고 사람도 안 만나잖아! 침대? 폐기물로 버려! 바닥에서 자면 돼! 프린터? 팔아! 컴퓨터에 드라이버 설치도 안되는데... 등등등 정말 필요하고, 소중하고, 없으면 또 살 것들만 빼고 다 손절했습니다. 버려야 채울 수 있다는 말도 있었던 거 같은데 조금의 미련 때문에 가지고 있던 것들까지 다 정리해 버리니 뭔가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버렸는데도 옮겨야 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1년 사이에 두 번의 이사였고, 짐도 많이 줄였기 때문에 하루 만에 짐 정리에서 이사까지 완료했습니다. 이사 완료한 시각이 오전 11시...ㅋㅋ 정말 제가 생각해도 역대급의 이사 속도였습니다.

 

지금은 모두 다른 주인에게 가 있다는...

그렇게 된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새로 이사 간 원룸 이전에 사용하던 오피스텔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과 주인과의 불화, 그리고 이사 간 오피스텔이 제 명의로 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회 초년생 때 재테크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크게 따지지 않고, 생애 첫 대출로 과감하게 분양받은 원룸 ㅋㅋㅋ 그리고 관리 업체에 오피스텔을 7년 동안 맡김으로써 단 한 달도 월세를 받지 않은 달이 없었고, 덕분에 어제 여기로 이사 와서 처음으로 제가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내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던 점은 7년이나 지났고, 주인한테 철저하게 외면받은 원룸의 상태가 완전 새거 같았다는 점입니다. 7년 동안 세입자가 바뀌어도 몇 번이 바뀌었을 텐데 어떻게 상태가 이렇게 좋을 수 있었는지.... 어쨌든 주인과 돈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고, 오피스텔에서 마음은 떴는데 고정비는 크고, 내 명의로 된 오피스텔이 있었는데 상태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사를 가지 않고는 버티 수가 없을 지경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렇게 시간으로는 10시간 정도 만에 이사를 완료해 냈네요ㅋㅋ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너무 좋네요. 제 성격으로는 넓은 평수의 공간을 관리할 수가 없었고, 더 이상 누군가와 함께 사무실을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부담스럽던 월세가 사라져서 너무 좋고, 관리비도 훨씬 덜 나오겠죠.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작업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건들기 시작한 오피스텔이었는데 이제는 저 혼자 사용하는 원룸이 되어버렸네요. 아마도 공유 사무실은 어떤 계기가 생기지 않는 한은 다시는 운영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사람들과 엮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이전 오피스텔의 주인과 같은 사람을 또 만나기 싫어서라도 당분간은 부동산은 건들지도 않을 겁니다. 저와 잘 맞지 않는 사업 분야가 부동산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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