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안 내고 월세집에서 살기
캥거루
지금까지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뭐 오늘날의 사회 초년생들은 집 구하기 정말 힘들다고는 하지만 저의 경우 이런 걸 핑계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멀쩡히 직장 다니고 있고, 나름의 부수입도 있고, 모아 놓은 돈도 있습니다. 정말 단순히 부모님 집에서 독립하는 것이 목표라면 대출받아서 나갈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직도 독립을 미루는 이유는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목돈을 들여 내 집 장만을 한다면 그로 인해 제 투자 활동 모두 스톱될 수밖에 없습니다. 월세 원룸을 들어가자니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살면서 돈이 나가고 당연히 돈을 모을 수도 없습니다. 정말 저와 같이 고민을 하면 아마 그 어떠한 결론도 낼 수가 없을 겁니다. 아직도 제가 독립을 못 한 이유입니다.
집? 사무실?
하지만 제가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 개인 공간을 만들 계획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퇴직을 할 것이고, 그전에 제 개인 작업이나 이런저런 준비는 물론 퇴직 후에도 제 작업 공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집과 비슷한 이유로 어떠한 진행도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무실에 경우 인테리어도 필요하기 때문에 보증금, 월세, 인테리어 공사 비용이 들게 되는데 이 비용은 적지도 않지만 해당 사무실의 계약이 끝나 나오게 되면 인테리어비는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권리금이라는 것을 통해 회수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의향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지는 않겠죠) 건물을 사서 꼭대기는 제가 거주하고 나머지는 세를 내주는 황당한 상상만 해 볼 뿐입니다.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 해도 그 후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무실을 내면 그 사무실을 통해 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지만 집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집 문제를 해결해버리려 하면 사무실 장만이 힘들고 목돈이 집에 묶이게 되기 때문에 돈 적으로 큰 기회비용이 생기게 됩니다.
오피스텔
그러다 생각난 것이 오피스텔입니다. 이미 오피스텔이 하나 있지만 세를 내줬기 때문에 제가 사용할 수 없으며, 평수도 작기 때문에 거주 외에는 다른 거 하기가 힘들 겁니다. 하지만 별도의 큰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고, 집과 사무실로 사용이 가능하며, 사업자 등록을 해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전기 누진세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월세를 아끼기 위해 적은 평수를 고르는 게 아니고 당장 월세가 부담스럽더라도 큰 평형대로 구하면 활용도도 훨씬 커질 겁니다. 셰어하우스, 공용 사무실, 과외, 모임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오피스텔 임대를 통해 월세와 관리비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월세만큼의 수익이 나면 월세를 내지 않고 오피스텔에서 살 수 있으며 그 오피스텔에서 사는 한동안은 집 문제 고민 없이 돈을 모으고 이런저런 여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겁니다. 정말 잘못되면 월급 받는 거에 절반이 오피스텔 월세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 상황에서 집과 사무실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퇴직 후 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 정도도 해내지 못한다면 그냥 회사 계속 다니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주말에 부동산에 가서 오피스텔 몇 개 보고 왔습니다. 알아보면서 알게 된 것들에 대해서도 곧 글을 올려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