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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Oct 31. 2017

집을 살 수 없는 백수

담보대출은 이제 없는 건가?

부동산은 잘 모르지만 요즘 부동산 관련 이슈가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듣고 있고, 얼마 전에는 직접 몸으로 체험까지 하고 왔습니다. 저는 오늘로 퇴사한 지 한 달이 되는 백수입니다. 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제 일을 하고 싶어서 퇴사를 했고, 어느 날 갑자기 욱하고 사표를 던진 게 아니라 3~4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퇴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현실은 정글인 게 정말 쉽게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정적인 수익이 없다 보니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고 해도 한 번씩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손해는 적지만 수익도 적어졌습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일은 당장 수익을 바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한번 제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일단 쓸데없는 빚이나 지출을 줄여보자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제 빚과 고정지출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피스텔(투자용) 담보대출

오피스텔(거주용) 월세

카카오 뱅크 신용대출

친구한테 빌린 현금


여기서 시세 대비 너무 높은 이자율로 친구한테 빌린 현금을 제일 먼저 갚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카카오 뱅크는 금리가 낮으므로 일단 보류했고... 문제는 두 개의 오피스텔이었습니다. 


오피스텔(투자용) 담보대출

대략 3년 전 담보대출 비율이 아파트/오피스텔 가격에 60~70%까지 되던 시절 투자용으로 오피스텔 하나를 제 명의로 구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월세를 잘 받고 있습니다. 대출 조건도 2025년까지 이자만 내고 그 후부터 원금균등 상환이어서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월세로 대출 이자를 내고도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달 월세로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2025년이 되면 혹은 되기 전에 팔아서 대출을 갚는다... 이런 시나리오로 지금까지 잘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피스텔(거주용) 월세

사무실과 주거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의 특성에 매력을 느낀 저는 남들처럼 집을 사기보다는 월세를 내고 그 오피스텔에서 월세만큼만 뽑아내면서 거주까지 해결하자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공짜로 거주지를 해결하면서 아파트를 구매하였다면 사용하게 됐을 억 단위의 큰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면서 추가적인 수익까지 노리는 정말 제 주변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았던 제 계획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오피스텔에서는 저 포함해서 총 5명이 함께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면서 저는 생활비와 관리비 정도만 내면서 집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돈으로만 따지면 손해이지만 거주지를 월세로 해결하면서 그 월세는 다른 사람들이 이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같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사람들처럼 아마 대부분의 분들이 이해하시기 어려울 겁니다. 사무실인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거기서 산다고? 그게 가능한가? 네 저는 가능합니다. 저에게 집은 단순히 씻고 잠만 자는 곳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기능은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 계획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가 며칠 전 갑자기 정말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집이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퇴사 후부터 고정적인 수익이 없어졌고, 제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특징이 굉장히 가변적이고, 리스크가 큰 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저를 버티게 해줄 수 있는 거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론이 바로 제 명의로 된 실거주용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로 봐서는 절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제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에 가서 문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결론은 저는 우리나라에서 집을 사기에 불리한 조건을 거의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백수(현금이야 어찌 되었든 서류 상으로 잡혀 있는 소득이 제로!!!)

제 명의로 된 집 보유(투자용 오피스텔)

대출이 이미 있다(담보대출/신용대출)

갭 투자자와 투자 용도의 집 구매를 막는 제도

투기과열지구 대출 제한


백수

퇴사를 하면서 월급은 사라졌는데 앞으로 대출을 할 때는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수익)을 고려해서 대출을 해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저는 백수가 되는 순간부터 신용대출은 불가능하다 생각하고 오로지 믿을 건 담보대출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담보가 있어도 신용과 수익을 고려해서 대출을 해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담보 비율도 절반이나 작다고 합니다.


다세대 주택자 제한

게다가 자기 명의로 된 집이 있으면 또 대출 제한이 있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담보 비율이 10%가 낮게 시작한다고 합니다. 헉... 전 백수에다가 이미 제 명의로 된 투자용 오피스텔까지 있으니 엎친데 덮친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현금으로 집을 사든가 기존 오피스텔에서 살든가 이 오피스텔을 팔고 집을 사라는 말이네요... 


투기과열지구

그런데 제가 기존 오피스텔을 팔아 무주택자가 된다고 해도 제한이 존재합니다. 물론 백수라는 제한도 있지만 제가 무주택자라고 해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담보 비율이 또 낮아진다고 하네요. 참고로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서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담보비율이 또 뚝 떨어집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제가 대출로 집을 구매하기에는 참 불리한 상황에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백수인데 제 명의로 된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누가 보면 일 안 해도 되는 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회사 다니면서 조금씩 준비해온 과정이었기 때문에 틀리지 않은 선택들이었고, 실제로 저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되나 하루하루 고민하면서 제 일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기존의 것들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훨씬 많이 분발을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결국 제 현재 상황에서는 집을 산다는 건 불가능한 거 같고, 결국 전 기존에 생각하고 실행해왔던 방식들을 유지하면서 계속 일을 벌여 잘되는 수 밖에는 없는 거 같습니다. 뭐 제가 원하던 방식이기도 하고, 애초에 집 살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니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단지 지금의 상황에서 집을 산다는 것도 투자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알아봤던 겁니다. 결론은 안 되겠다로 나온 겁니다.


제 일을 하다 보면 괜찮아 보여서 알아보거나 실제로 하다 보면 처음 생각처럼 괜찮지만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지금까지 그런 것들의 반복이었고, 집 구매라는 것도 그런 것들의 하나가 된 것뿐입니다. 즉, 실망할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아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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