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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Oct 25. 2017

마냥 죽으란 법은 없다

우연히 얻어낸 실마리

퇴사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하루하루를 보낸지도 곧 한 달이 됩니다. 참 재미있는 게... 뭔가가 잘되는가 싶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잘되던 것도 안되고 모든 것이 엉망이 돼버린 느낌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받습니다. 정말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지경이 돼버린,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져 버리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그냥 평범하게 회사나 다닐걸... 결국 나도 허세만 부린 꼴이 되는 건가? 이대로 낙오자가 되는 건가?' 

정말 평범하게 회사에 다녔다면 이런 불안함을 느낄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그냥 시키는 일만 하는 거, 남이 정해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는 거, 남이 주는 월급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 정말 속 편하다는 것을 정말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 그러다가도 의도치 않은 사건이나 사람들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다든가,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잘 풀리지 않던 일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해결되기도 합니다. 

희망고문인 걸까요? 그렇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결국 스스로 뭔가를 하는 거, 내가 스스로 길을 찾는 거, 평범하지 않아지려는 거...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겪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잘될 수만도 없고, 영영 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살아남는 놈이 강한 거라고, 결국 이런 불안함, 초조함, 답답함, 불확실함을 이겨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고, 매일 꾸준하게 있던 고객 주문도 한건도 없었고, 투자한 것들도 모두 하락세였습니다. 정말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저를 계속 눌러대고 있는 거 같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거 같고, 누가 날 고의로 모든 일을 방해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무리 발악해도 결국 난 회사를 벗어날 수 없는 건가? 30대가 되어서도 내가 객기를 부리고 있는 건가? 내가 너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나?'부터 시작해서 또 '내가 뭐만 하면 잘 안되네, 정말 난 마이너스의 손이구나...'라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그냥 다시 한 달 전의 회사 생활을 하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제 생각과 계획을 교묘히 피해서 세상이 돌아갈 수 있는 거지?


의도했던 만남을 통한 우연한 배움 #1

제 공유사무실(공유 사무실 목표 달성에서 제가 운영하고 있는 공유 사무실에 대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은 저 포함 5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고, 모두 각자 따로 개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즉,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두 다른 분야에서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오전 9시가 되기 전에 전업투자를 하고 계신 분이 오시고, 10시가 되기 전에 무역을 하고 계시는 또 다른 분이 사무실로 출근을 합니다. 퇴사 후에는 저도 이 두 분과 주로 한 공간을 사용하고 나머지 두 분은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라 불규칙하게 사무실로 출근을 합니다. 저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요즘 되는 일이 없어서 이 두 분이 오전에 오셔도 인사만 하고 제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갑자기 무역하시는 분께서 저를 부르시면서 커피 한잔 하자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몇 번 이 분과 대화를 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절 불러서 이야기하자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 분이 하시는 일과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총판으로 물건을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독점으로 판매를 하시는 분인데 저도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와 국내에서 팔고 있으니 규모의 차이는 나지만 같은 일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정말 많은 정보를 얻었고,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었으며, 해야 될 것들이 생긴 정말 은혜(?) 로운 대화를 한 시간 가까이 가졌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제가 알고 있는 것들도 공유해 가며, 나중에 함께 해볼 수 있는 여지들까지도 만들었습니다.


의도했던 만남을 통한 우연한 배움 #2

전업투자를 하시는 분은 밤이 되어도 사무실에서 퇴근을 잘 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와 단 둘이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서로 그리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저한테 요즘 뭐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을 말씀드렸습니다.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와 팔기도 하지만 저는 이분처럼 직접투자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밤중에 투자 강의를 이 분께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어떤 것을 해도 처음부터 배우기보다는 일단 부딪쳐 보고 깨지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로지 지 경험과 감으로만 하는 직접투자... 참 위험한 투자이지만 지금까지 저는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일주일 전부터 큰 손해를 봐오고 있었고, 정말 되는 일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 분을 통해 투자 방법과 요령 등을 배우게 된 겁니다. 정말 지금까지 직접 투자를 함에 있어서 답답해하던 것들의 실마리를 얻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여러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우연과 인연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적은 인원이지만 어쨌든 사무실을 사용하시게 된 분은 저의 새로운 인맥이 될 수 있고, 결국 저와 같은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일 확률이 높으므로 서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도 이 두 분이 하고 있는 일을 저도 모두 어설프게나마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이 분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만 했어도, 제 것만 하지 않고 주변을 좀 살피면서 도움을 요청했다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을 제 스스로 만들어 놓고는 방치해 두고 있었던 겁니다. 대학교 때도 혼자 낑낑 거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복학을 했었는데 퇴사를 하고서도 똑같이 하고 있으니 참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잘 때가 돼서 오늘 하루를 다시 곱씹어 보니 아침부터 되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거짓말같이 그것들이 해결됐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상태였습니다. 정말 마냥 죽으라고만 하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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