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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an 12. 2018

GoodBye 가상화폐

6개월 만에 코인 시장 떠나요

[관련 글 : 가상화폐에 투자하기(GoodBye 주식시장)]

6개월 전에 제가 작성했던 글입니다. 주식투자만 해왔던 제 입장에서 가상화폐 시장은 정말 새로운 투자처로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몇 백으로 시작했던 투자금은 몇 천까지 갔다가 줄어들고 늘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당시에 비트코인 가격이 300만 원 대였고, 이더리움은 4만 원? 리플은 130원?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골드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이었습니다. 정말 소액으로도 말도 안 되는 수익을 냈었고, 주변에서 뭐라 그러든 가상화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가상화폐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었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저하고 맞지 않고, 가상화폐 투자로 인해 제가 해야만 하는 일들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서 떠나려는 것뿐입니다. 물론 정부의 규제도 있고, 너무나도 올라버린 가상화폐들의 가격, 그리고 한번 하락하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무섭게 떨어지는 경향, 무엇보다도 너도 나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 투기성이 짙어지는 거 같아서 제가 버텨내지를 못한 겁니다. 저는 투자를 해야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는 투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가상화폐 시장이 투기시장으로 변질된 건지 아닌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투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상화폐 투자를 그만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손해도 봤습니다.


정말 생각해 보면 한 달도 아니고 1~2주일 사이에 가격이 너무나도 올라버린 코인들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단체 카톡 방에서는 가상화폐 이야기로 꽃이 피었고, 얼마를 벌었네, 손해 봤네 하는 인증샷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투자라는 것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가상화폐를 전망하고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분석하고 싶지도 않고 예측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호하는 시장은 일정한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판입니다. 실제로 가상화폐 초창기와 주식시장이 2000을 넘지 못할 때는 박스권 안에서 계속 등락을 했기 때문에 수익도 괜찮았고, 투자를 해도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제 나름의 시세라는 것이 존재해서 그 시세보다 싸면 매수했고, 특정 수익률이 발생하면 미련 없이 매도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다시 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이 생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말 말도 안 되게 상승을 했고, 기다려도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이 이상은 없겠지 하는 제 생각을 수 십 번이나 밟아버린 정말 무서운 가상화폐 시장이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정말 생각하지도 않았던 사람들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고, 제 기준에서는 어느 순간 투기판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판에 저도 휩쓸리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점점 제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해야 할 것들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다 오늘 이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모두 손절하고 모든 투자금을 은행 잔고로 이체했습니다. 그놈의 본전 생각하다가 모든 원금이 날아갈 수도 있었을 거 같았습니다. 그보다 더 무서웠던 건 퇴사한 지금 시점에서 제가 모든 걸 포기하고 체념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하나의 쓰레기로만 살아가게 될 거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암담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뺀 지금은 너무나도 홀가분합니다. 손해 본 액수를 생각하면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왠지 회복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가 해야 될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가슴을 짓누르던 것이 사라져서 손해 봐서 가슴 쓰린 것보다 원래의 상태로 돌아온 것에 대한 기쁨과 기대감이 더 큽니다. 정말 긴 시간이었던 거 같지만 가상화폐는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엄청난 기회와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길지 않은 시간이어서 제가 해온 것들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무너지지는 않은 상태이고, 아직도 멀쩡하게 유지되어 있었습니다. 단지 저만 이상한 세상에 빠져서 허우적 대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최근 한 달간 저에게는 좋지 않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진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하마터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쓰러져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렇게 되지는 않았네요... 내일부터는 아침에 눈 뜰 때부터 스트레스로 시작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아!!! 하지만 투자라는 것 자체를 그만두지는 않을 겁니다. 가상화폐 말고도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분명히 있을 테니깐요! 일단 지금까지 방치해 두었던 주식시장도 다시 한번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투자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존 투자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결국은 제가 손해를 보는 게임일 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입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도 브런치에 글로 남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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