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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 May 08. 2023

흔한 대화 in Vietnam

누가 누가 더 적응 못하나


베트남 생활 10년 차에 접어든 50대.

내겐 친정엄마 같은 베트남 생활 20년 차 70대.

그리고 이제 베트남 생활 14년 차인 나.


누가 누가 더 한국에 적응 못하나 배틀


50대 : 현금 냈더니 카드 달라고 그러더라구요. 카드 없는데… 그래서 맛있는 거 못 먹었어요. 
70대 : 나는 이거 달라고 가서 주문하니까 저쪽 가서 주문해서 오래.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더라고.
40대 : 전 카드를 주면 자꾸만 앞에 꽂으래요. 엉뚱하게 옆에 있는 데 꽂은 적도 있어요.


70대 어르신은 그동안은 한국에서 딸이 알아서 해줬는데 혼자서 한국에서 뭘 하려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이번 여름 한국에 다녀오실 걱정을 하셨다.


40대 : 포인트 적립할 때 빨리 하라고 해서 마음이 불안하더라고요. 자꾸만 뭘 빨리 하라니까 불안해요.
50대 : 나도 그거 해보려고 했는데, 뭘 깔아야 한대. 인터넷도 안 되는데 뭘 어떻게 깔아.
70대 : 인천공항에서 조카한테 연락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안 되는 거야. 어떤 학생이 인터넷 연결 도와줘서 겨우 연락할 수 있었다니까.


그래도 나는 한국 핸드폰 번호도 있고,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카드도 있다.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전화 요금제를 바꿀 줄도 안다. 그래도 빠른 변화에 낯설고 불편한 것들이 있다. 50대와 70대가 느끼는 불편이 나보다 훨씬 더 큰 건 어쩔 수 없다.


70대 : 아이구. 난 다 어렵다. 그거 인터넷 하는 건 어디서 사야 돼?


오히려 많은 게 익숙해져 버린 베트남이 어떤 건 한국보다 선진국 같더라는 70대 어르신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20년 동안 계속 베트남에서 주방 일을 하시고, 식당 운영하시도, 김치 담가 파시느라 한국에는 최근에서야 몇 번 다녀오신 어르신 입장에서는 한국의 앞서가는 시스템이 힘들 수밖에 없다.


50대 : 한국에서 남편이 뭐 알아보려고 전화 걸었는데 다 자동 안내인 거야.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은데 말야. 결국 해결 못하고 끊었어. 자동 안내에 대고 상담원 연결해 달라고 말했는데, 뭐 그걸 해주나. 


어린이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에 가서 보는 모든 게 새롭다. 늘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한국이 좋단다. 

그런데, 한국에서 완전히 살기는 싫어.
이 모든 게 당연해져서 한국이 좋다고 못 느낄 거잖아.
드디어 먹어봤다 붕어빵! TV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행복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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