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폴리오 No.3
이번 주 인큐의 미션은 이일준 선생님의 글을 읽고 궁금한 것 생각해오기.
일단, 가장 먼저 든 생각.
Q : "이일준 선생님"은 누구인가. A : '용인 정신병원 전공의'이다.
더 이상 아는 정보 없음.
그렇다면 이제 그분의 글을 읽어보자. 과제로 내 준 최소 10개의 글 이외에 29개의 글이 더 있었기 때문에, 흥미가 가는 것을 골라 읽을 수 있었다. 내담자와의 면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글들이었고, 그에 대한 선생님의 코멘트들이 있었다.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첫 번째,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
상대방을 눈을 부릅뜨고 마주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되어서 생각해 보라는 것인가?
주어진 공식대로 나를 바꾸기란 어렵다, 에서 공식이란 자기가 만든 이상적인 틀을 의미하는 것인가?
나 자신을 객체화한다는 것에 대한 감을 잡기 너무 어렵다. 나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예전부터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나는 평소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지나치게 표출하는 점이 문제인 사람이라 그런지, 내 마음속에 뭔가를 부정한다거나 가리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두 번째, 공감이 가는 몇 가지 내용들
누구에게나 별거이다. 평소에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넌 학생이니까 좋겠다. 직장인 되면 학생이 얼마나 좋은지 알 거야~."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은 힘이 드는 것이고, 남이 하는 일은 쉬워 보인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내가 이별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남이 이별하면 아주 쉽게 이런 얘기를 늘어놓곤 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친구들과 수다라도 떨면서 잊으려고 해 봐. 운동이나 다른 새로운 관심거리를 찾아봐." 이렇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들도 안다. 그 순간에는 그것들 조차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마음껏 슬퍼하고 또 슬퍼해라. 펑펑 울어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 위로가 된다.
때문에 난 노희경 작가의 대사 중 이 말이 가장 와 닿는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은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그러니 다 별 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 게 다 별일이다.
그렇다. 우리에겐 모든 게 다 별일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별일이 있다. 타인의 인생을 자신의 기준과 잣대에 맞추어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 이 일이 별거인지, 아닌지를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로지 자기 자신의 느낌에만 집중하면 된다. 따라서 내가 별거라고 느끼면, 그것이 무엇이든 별거인 것이다.
과거의 감정에서 해소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트라우마 이론에 대해 철저히 믿는 타입의 나 또한 과거의 감정에서 해소되지 못해 현재까지 여러 가지 감정적 장애를 겪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얽매여 살고 있다. 과거는 트라우마로 작용할 때도 우리를 묶어 두는 기능을 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때도 우리를 묶어 둔다. 사람들은 자기가 겪은 과거뿐 아니라, 겪어 보지 못한 과거까지 환상에 빠져들어, "그때가 좋았더랬지." 하며 현재를 한탄하며 살 고 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과거에 대한 이상을 품고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0년대를 살고 있는 남자 주인공은 1920년대를 그리워한다. 정작 1920년대에 돌아가니 18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그리워하는 자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그들은 헤밍웨이, 살바도르 달리, 스콧 피츠제럴드와 같은 쟁쟁한 예술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18세기 낭만주의 시대로 들어가 보니 그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그리워한다. 그 어느 곳도 현재를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은 없다. 과거란 어쩌면 다시 돌릴 수 없다는 그 오묘함 때문에, 혹자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혹자는 과거의 영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 대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재임을 우리는 절대 잊지 말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