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의 한 달
LYON에서 단돈 2유로를 내고 버스를 타면, 아주 작은 중세 도시 Perouges(이하 페호쥬)에 갈 수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이 곳은 정말 작은 도시. 사실, 마을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다.
마음먹고 돈다면 20분이면 이 마을을 다 볼 수 있으니까.
그런 곳에서 나는 하루 반나절을 꼬박 있었다.
뱅글뱅글 돌고 또 돌아도 마을 풍경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몇 번을 돌았는지 시작점에 앉아 있었던 소풍 온 아이들을 계속 마주쳐서 약간은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
이 날 동행했던 친구와 식사를 하고 마을 중앙 광장(?)을 바라본 채로 휴식 타임을 즐기기로 했다.
휴식 타임이란 곧, 작업 타임.
자연스럽게 연필과 드로잉 노트를 꺼내 든 나는, 동행친구에게 함께 그림을 그릴 것을 권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문득 그러고 싶었고, 그림 권하기는 그 이후로도 자주 일어났다.)
동행했던 친구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나는 드로잉 노트를 한 장 뜯어 건네주고 펜도 빌려주었다.
의외로 너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려준 친구 덕분에 괜스레 뿌듯함이 밀려왔다.
게다가 연필 스케치도 없이 아주 훌륭한 드로잉 솜씨를 보여주어 적잖이 놀랐다.
시간이 없어 마무리는 하지 못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한 그 상태 그대로도 좋다고 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나의 세 번째 드로잉, 페호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