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한 Sep 13. 2023

조선시대 아동학대사건(1편) - 발을 잃은 아이

무거운 일상, 소소한 역사 한 잔

조선시대 아동학대 사건

최근 뉴스를 보면 아동학대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접하게 된다. 심지어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는 뉴스도 종종 들려 경악을 금치 못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보기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어찌 때릴 수 있는지...물론 아이가 잘못을 했다면 따끔하게 훈육을 해야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거나 마치 자신의 분풀이 대상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범죄이고 본인 스스로를 죄인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런 끔찍한 일들이 역사 속에서도 종종 벌어졌다.

과연 과거에는 어떤 형태의 아동학대사건이 있었을까?      


1533년, 오늘날의 서울시청이라 볼 수 있는 한성부가 중종(조선 12대 왕)에게 하나의 사건을 보고한다.

헌데 그 보고 내용이 끔찍함을 넘어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겨우 다섯 여섯 살 된 어린아이가 무슨 큰 잘못을 하였기에 발까지 자른 것일까? 그것도 ‘죽어라~죽어라~’

끔직한 말까지 퍼부으며...설령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한 아이의 발을 자른다는 것은 엽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아이가 살아있었고, 또 자신을 살려주면 발을 자른 범인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것이다.

한편 이 이야기를 들은 중종은 반드시 범인을 잡으라 명했으며, 또 아이를 처음으로 발견한 감사 김귀성에게 그 아이의 간호를 맡긴다. 헌데 아이는 김귀성의 집에서 자신의 발을 자른 범인을 만나게 된다. 사노비였던

한덕을 지목하며 ‘저 사람이 나의 발을 잘랐다.’라고 말 한 것이다.

아이는 어린나이임에도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잘 설명했는데 한덕이 자신의 발을 자를 당시 솜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는 고백까지 하였다. 범인으로 몰린 한덕은 당연히 모든 것을 부인하고 나선다.

범인으로 지목 된 한덕.

아이가 길가에 버려져 있기에 자신이 키울 생각으로 데려온 것은 맞으나, 주인이 더러운 아이를 데려왔다고 꾸짖자, 그 다음날 바로 버렸고, 더욱이 발을 자른 적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한덕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만한 내용들이 조사를 통해 나오기 시작하는데, 한덕이 그 아이를 버린

직후에는 이웃에 사는 수은이라는 사람이 그 아이를 데려 갔다가 다시 버렸고, 그 다음엔 역시 노비였던

손금이라는 자가 아이를 거두었으나 또 버렸다고 한다. 헌데 수은도 그리고 손금도 자신들이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두발이 모두 멀쩡했다는 것이다.


사건이 점점 미궁으로 빠지던 중 이 사건의 혼란을 더욱 가중 시킬 여인이 등장하게 된다. 중덕이라는 여성이 나타나 다리 잘린 아이를 가리켜 ‘저 아이는 내 딸이며, 이름은 옥가이다. 지난해 9월에 잃어버렸는데,

다리 잘린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와보니, 정녕 저 아이가 옥가이가 맞다.’라고 말한 것이다.

아이의 엄마라 주장하는 의문의 여인 중덕.

헌데 이 부분에서도 의문점은 생겨났다. 실록에 나와 있는 정황상 옥가이가 사람들에게 거둬지고 버려졌던

장소들과 자신이 어미라고 주장한 중덕의 집은 그리 멀지 않았다. 몇 개월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딸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버려지기를 반복 당했는데 왜 근처에 사는 부모의 눈에만 유독 띄지 않았던 것일까? 이 때문에 실록에도, 어미인지 확실히 알기 어려우니 아이를 김귀성의 집에서 계속 간호하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과연 중덕은 옥가이의 엄마가 맞을까? 그리고 옥가이의 발을 자른 범인은 정말 한덕일까? 그런데 이런 의문점들이 생기던 와중 사건의 정황을 뒤엎을 하나의 증언이 나오게 된다. 그 증언은 무엇이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

작가의 이전글 무덤, 죽은자의 신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