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서
그저
한없이 깊고 차디찬
암흑 속을 헤매고 있다 생각될 때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거친 터널 속에 갇혔다 생각될 때
멀리
비껴가는 사람들 뒤로
홀로 동떨어져 남겨졌다 생각될 때
잠식되지 않고 살아남기
저 또한 그런 너무나 기나긴 터널을 지나왔는데요.
이만큼 살아보니, 누구나 한 번쯤은
저마다의 칠흑 같은 터널을 지나와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른들이 삼재다 뭐다 그런 얘기들을 하나 봅니다.
뭘 해도 잘 안되니,
혹여 질척이는 삶에 잠식당할까
조심 또 조심하게 되는데요.
결코 빠져나갈 길이 없어 보이지만,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버티고 지켜내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주변 상황이 달라지는 걸 경험하게 된답니다.
사람이 바뀌고 공간이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는....
대신 전
하루하루 대견하게 견뎌낸
어차피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다면
내가 나의 위로가 되어주면 좋을 테니까요.
그 터널의 시간을 지난온 후로도 계속...
그렇게 아픈 순간을 기억으로 담아두지 않으려 했는데요.
덕분에 때때로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답니다.
이 길이 나를 더 성장시킬 것이라 되뇌이며...
2023. 7.
대구 평광터널에서 찍다.
덤 :
함께 들었던 음악은 ↓↓↓
# 평범하나 매력적인 출사지 '터널'
터널은 사진가들에겐 매력적인 공간이다.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찾아가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터널이다. 늘상 차가 지나다니는 탓에 사진찍기 적당한 터널이 많지 않아, 아름아름 알려진 곳을 찾게 된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평광터널도 그 중 한 곳이다. 대구 북구 사수동에는 폐터널도 있는데, 비포장길로 조금 들어가야 해 찾긴 쉽지 않지만, 이색적인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