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음식 _ 오징어 젓갈
낙지 젓갈을 아주 좋아하지만, 낙지는 너무 비싸니까.
그래서 엄마는 낙지 대신에 오징어 젓갈을 만들어 준다.
낙지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오징어도 오징어대로 밥도둑이 된다.
엄마는 항상 오징어 젓갈에 생마늘을 채를 썰어서 넣는데, 생마늘을 못 먹는 나는 오징어만 쏙쏙 골라 먹는다. 그러고 나면 마늘과 고추만 반찬통에 남는다.
뒤적뒤적, 하나라도 남은 오징어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젓가락을 놀린다.
그러다 길고 흐물흐물한 무언가를 집어 입으로 넣는다.
“윽….”
“왜??”
“오징어인 줄 알았는데, 마늘이야….”
“자, 이건 오징어 같다”
엄마가 오징어 같다며 밥그릇에 무언가를 올려준다.
“이C"
“오징어 아니가?”
“어…. 무채다.”
“이건 진짜 오징어 같다.”
“오징어 아닌데….”
내 밥그릇 위로 엄마의 젓가락이 몇 번이나 오갔지만, 결국 오징어는 그전에 다 먹고 없었나 보다.
커다란 통에서 작은 통으로 점점 작아지는 오징어 젓갈을 보면서, 결국엔 오징어는 없이 야채만 남은 오징어 젓갈은 내가 없는 사이 엄마의 반찬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엄마는 늘 오징어는 나한테 다 건져주면서 본인은 남은 야채만 먹는다.
“엄마도 오징어 먹어라”
“나는 내 알아서 먹을 테니까 니 묵어라.”
다음에 오징어 젓갈을 만들면 그땐 엄마 밥그릇에 내가 오징어만 골라서 얹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