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음식 _ 닭발 조림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용 최애 음식 매콤한 닭발 조림,
나의 최애 소주 안주 또한 닭발 조림이다.
예전에 엄마랑 거실에서 닭발을 뜯고 있을 때 순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아, 이건 절대 밖에서 먹는 음식은 아니구나….’라고,
닭발을 뜯어 먹는 내 모습이 조금은 무서웠기 때문에.
닭발 발골 스킬이 초보일 때 엄마는 항상 얘기했다.
“니는 닭발 먹을 자격이 없다.”
“왜?”
“이 살 봐라!! 다 뱉어내면 어떠카노!!”
“살이 없는 걸 우짜노!! 닭발은 원래 양념 맛으로 먹는 거다!!” 라고 하면서 양념만 쏙쏙 빨아먹고 뱉어냈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살을 발라내는 요령이 생겨 뼈만 쏙쏙 뱉어내는 닭발 킬러가 되었다.
어느 날 엄마가 생 닭발을 한 봉지 가득 사 왔다.
“야! 이모가 자기 동네에서 닭발을 5000원치를 사줬는데 이만큼이나 된디.”
“오!! 대박!!! 지금 해 먹을 거가?”
“왜? 먹고 싶나?”
“당연한 거 아니가?”
엄마는 늘 식재료를 자랑하고 나서 바로 해주지 않는다. 밀당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그날은 엄마도 먹고 싶었는지 바로 냄비에 닭발을 한가득 쏟아냈다.
맛있는 냄새가 거실을 향해서 솔솔 뿜어져 나오고, 접시에 엄마가 한가득 닭발 조림을 담아 줬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아…. 소주’
엄마에겐 닭발 조림은 술안주가 아닌 그저 맛있는 음식일 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엄마는 집에서 나도 못 먹게 한다.
유일하게 집에서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아빠뿐.
빨간 양념이 가득 올라간 엄마표 닭발 조림은 쫀득하고, 적당히 매콤해서 스트레스가 딱 풀리는 맛이다.
나보다 닭발 발골 스킬이 더 고수인 엄마는 금세 본인 접시에 있는 닭발 조림을 깨끗하게 비웠다.
이날 밥도 먹지 않고 닭발 조림으로 배를 채웠다.
엄마와 나 둘이서 닭발 한 봉지를 다 먹어 치웠다.
정말 맛있게 닭발 조림을 먹는 엄마를 보니 내가 만든 음식이 아님에도 행복했다.
텅텅 빈 냄비를 본 엄마는
“야~ 우리 미쳤다. 닭발 조림 한 냄비를 둘이서 다 먹었디.”
그 와중에 난
“양념에 밥을 비벼 먹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