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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Apr 27. 2024

비자금

일요일까지 돈을 쓰지 않겠다고 목요일에 다짐했는데 못 지켰다.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아침 산책 후 커피 한잔을 마셨다. 제로페이 할인받아 3,150원. 그나마 핑계는 비자금에서 썼다는 것. 너무 옥죄는 것도 좋지 않으니 비자금 정도는 지출 기록하지 말고 마음껏 쓰자고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제로페이와 연결한 비자금 계좌가 있다. 당근거래나 각종 포인트 전환 등의 자투리 돈을 모아놓는다. 현재 7만 원쯤 있다.


바로 옆에 1500원 커피도 있는데 3500원짜리 커피를 마셔야 할까 심각히 고민하다가 기분 한 번 내보고자 과감히 들어갔다. 무엇보다도 계속 있어주었으면 하는 개인 카페라서, 그렇다면 내가 돈을 써야겠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어기면 구멍 난 방둑처럼 우르르 무너진다. 갑자기 남이 해준 샌드위치도 먹고 싶고 산딸기랑 블루베리도 먹고 싶어서 바로 옆 과일가게로 갔다. 다행이다, 사장님이 물건을 들여놓고 있었는데 오늘은 산딸기가 없단다. 순간 들뜬 마음이 푸스스 가라앉으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아, 참고로 냉장고에는 먹을게 가득 차 있다. 더 넣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그냥 다른 게 먹고 싶고 돈을 쓰고 싶은 것뿐이다. 돈으로 사는 낭만이 너무 익숙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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