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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오즈와 요우티아오

by 소소

계림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으로 숙소 앞 노상에서 빠오즈를 먹었다. 만두는 크게 쟈오즈와 빠오즈가 있는데 쟈오즈는 교자, 흔히 우리가 아는 만두이고 빠오즈는 고기야채찐빵 같은 것인데 이게 참 맛있고 포만감도 좋다. 한국 찐빵보다는 속이 좀 더 실하기도 하고 향신료 덕에 좀 더 감칠맛이 있다. 만두피도 찐빵이랑은 좀 다른, 꽃빵 같은 식감이다. 그런데 이 빠오즈가 주류는 아닌 것인지 의외로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식당에는 주로 쟈오즈가 있었다.

중국 본토에서도 보기 힘드니 당연히 한국에서도 빠오즈를 보기는 어려웠다. 빠오즈푸라는 꽤 유명한 중국식 만두집을 찾아갔는데 샤오롱바오를 파는 곳이었다. 딤딤섬의 챠슈바오가 가장 비슷하다. 서울만두의 고기 왕만두라던가, 가끔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것을 팔 때도 있다. 한 때는 '이연복 셰프의 빠오즈'라고 CU에서 팔았는데 사라진 것을 보면, 역시 빠오즈는 주류는 아닌가 보다.


빠오즈를 찾아 헤매다가 요우티아오라는 맛은 좀 밋밋한 꽈배기 튀김이 또 중국인의 주요 아침메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파는 가게가 눈에 띄지 않아 먹어본 적은 없다. 나중에 계림에서 알게 된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지 그림을 그려가며 발음을 알려주었다. 보통은 콩국물과 같이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신세대답게 그녀는 요우티아오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튀김이라 몸에 좋지 않다면서 대신 찹쌀밥 뭉친 것을 주로 사 먹는다고. 그다음에 보았을 때, 찰밥을 사 와서 정말 맛있다고 내게도 조금 떼어주려고 했다. 정말 미안하지만, 비닐봉지에 밥 뭉치가 담겨 있는 것이 그다지 식욕을 당기지 않았고, 겉 보기에 딱히 맛있어 보이지도 않아서 - 김 없고 속 없는 삼각김밥처럼 보여서 - 배부르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쉽다. 어떤 맛이길래 현지인이 맛있다고 적극 추천했을까 궁금하다.


한국에 돌아와서 만나게 되는 중국인이나 중국 교포가 있으면 요우티아오를 물어본다.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잘 없었다. 설명을 하면 아 뭔지 알 것 같다고 하면서 그런데 자기도 먹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아마도 조금 예스러운, 아침 국밥 같은 음식인가 보다. 한 중국인 친구가 대림역 쪽에 가서 요우티아오를 정말 큰 봉지에 한가득 담아왔다. 물론 콩국도 같이. 가볍게 물어본 것뿐이었는데 그 정성에, 그리고 너무 많은 양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어쨌든, 드디어 요우티아오를 먹어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도 못 먹어본 요우티아오를. 중국인도 잘 먹지 않는 요우티아오를. 꽈배기라고 흔히 말하지만 꽈배기보다는 '단맛 없는 통이 텅 빈 찹쌀 패스트리 튀김'이었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것보다 밋밋한 음식이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경우가 있다. 요우티아오가 아마 그럴 것 같다.

계림에서 처음 먹은 빠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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