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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Dec 01. 2023

IRP 추가 납입

그리고 장기투자에 대한 생각

지난번 글에 이어서.


퇴사하기 전에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 원까지 IRP에 납입해 두었다. 이전에는 당장의 세액공제만 생각했었는데, 건강보험료와 연금인출 시의 비과세, 투자수익에 대한 과세이연 및 낮은 세율을 고려하니 기존에 좀 더 꽉꽉 채워 넣을 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한도를 알뜰히 이용하고자 9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고 2030년 만기인 서울도시철도공채증권을 구매했다. 투자수익률 연 4.47%.


고작 900만 원이지만, 7년 만기 채권을 투자하려니 두려움과 욕심이 생긴다.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장기 채권을 구매하는 것인데 혹시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까? 세계정세가 바뀌어 더 좋은 수익처가 나타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일종의 심리적 헷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 생활비는 결국 중금채와 정기예금의 이자에서 나오므로 기준금리가 오르는 것이 나에게 좋다. 지금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금리가 다시 1%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금리가 오르면 생활비가 올라서 좋고, 금리가 떨어지면 장기채를 조금이나마 보유해서 좋다고 생각하자.


퇴직연금 계좌를 확인해 보니, 개인 납부액이 생각보다는 많지만 한심하다. 2020년까지는 세액공제만큼도 채워 넣지 않았었다. 금융에 대해 정말 너무 무심했었다. 2021년부터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서 입금한 이유는 코로나 이후 갑작스럽게 주가가 상승하며 돈복사기라 불릴 때 고점에 ETF를 매입했다가 손실이 나 물타기 하겠다고 넣은 금액이었다. 물론 물타기한 금액은 그대로 손실로 이어졌다.


20대였다면 QQQ 적립식 투자만 꾸준히 해도 되었을 텐데.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아무리 지수에 투자한다고 하여도 하락장에서 꾸준히 매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게다가 30년이면 산업군이 사라지고 나라 하나 망해도 이상할 것도 없는 세월 아닌가,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겠는가. 그 QQQ 마저도 과거 2000년 고점에 처음 시작했다면 가격이 회복되는데 16년을 기다려야 했다. 꾸준히 적립식 투자를 했으면 회복도 빨리하고 지금 큰 이득을 거두었겠지만, 과연 계속 가격회복이 안 되는 상태에서 10년 이상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2000년 고점의 QQQ 가격은 16년 후에 복원된다. SPY는 7년, 6년의 주기로 회복된다.

주식은 최근 15년이 꾸준하고도 과도한 상승장이었지, 그 이전에는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면 회복하는데 짧으면 7년 길면 1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30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적립식 장기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좋을 것을 알더라도, 30년 후에 살아있을지도 알 수 없는 4-50대에는 특히나 좀 망설이게 된다. 그래도 되돌아보면 나는 (운만 따르면) 주식으로 쉽게 부자가 될 수도 있었던 시대를 살았던 거 같다. 대세 상승기에 사회생활을 한 세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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