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패트릭의 음악: 쇠락을 향해가는 경험 -하

영화<챌린저스> 리뷰 3.음악

by 사유의 서랍

* 본 리뷰는 영화<챌린저스>의 결말을 담고 있습니다.

* 패트릭의 음악: 쇠락을 향해가는 경험 -상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sosorap/105



BlueJacket - Down 45

https://youtu.be/TYC2EaPr5VE?si=P2OILaDJM-8aHcnq


Even set back for the nod, to grow looks so hard.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서도, 성장하는 건 참 어려워보여.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Ain’t no city life inside. There’s feeling deep inside.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도시의 삶엔 내면이 없이. 내면 깊이에는 감정이 있는데.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Darling, your steam is a song and a feeling I belong. Throttles warm up to Saint Joe.

자기야, 너의 증기는 내가 속한 감정이고 노래야. 엔진을 달구며 세인트 조로 향하자.

Days back strong man, not a bitter boy.

예전엔 강한 남자였지만 이제 쓴맛을 아는 소년일 뿐.

As chance that this is right and I’m learning there’s a drive.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우연히 이게 맞아서 나는 내 안에 추진력이 남아있다는 걸 배우고 있어.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This is what’s more than a try, in my hopes I’m getting high.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이건 단순한 시도가 아니야, 내 희망 속에서 나는 여전히 높이 날아가.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Darling, you steal the sweetest day. When I gain hurt, my heart hits down the rail.

자기야, 넌 내 가장 달콤한 날들을 훔쳐갔어. 나는 상처받을 때 내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해.

Throttles warm up, feels my life.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엔진을 달궈, 다시 내 삶이 움직이는 걸 느껴.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 가사를 찾을 수 없어서 비슷한 발음을 찾아가며 제가 완성한 가사라 틀릴 수 있습니다. 특히 비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알려주시면 고쳐둘게요.



패트릭은 모든 것을 잃고 실패로 점철된 삶 속을 걸어왔다. 테니스 순위 하위권으로 상징되는 그 삶은 인생의 쓴맛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그의 내면에 깊이를 만들고 끝내 그를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간다. 바닥을 향해 내려가니 그의 영혼은 오히려 위로 성장하는 아이러니. 그럼 그는 이제 성장을 마치고 2019년의 타시와 아트를 키워내기 위해 둘 앞에 등장하는 걸까?


안타깝게도 아니다.

스크린샷 2025-09-12 221920.png

패트릭은 아트가 있는 사우나에 들어와서 아트보다 한칸 아래에 앉는다. 271위라는 순위에 따라 주변의 생태계는 패트릭은 이미 파악을 끝냈다. 타시가 아트와 붙는 191위 선수의 전력을 체크하는 걸 보면 어떤 선수인지 바로 알려줄 수 있을 정도다. 챌린저급 대회는 아트는 '거쳐가는' 곳이지만 패트릭은 '사는' 곳이다. 패트릭은 나아가 타시에게 코치를 부탁한다. 너의 말을 따를테니 나를 우승시켜보라고.



영화가 초라해진 패트릭을 판단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애플비 주차장에서 타시와 아트가 키스하다가 깜짝 놀라며 떨어질 때, 점원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타시가 패트릭을 다시 만났을 때, 패트릭이 자기 만나러 뉴로셀 온거지, 하는데 타시 말이 'I have seen you, you look like shxt.(너 봤고, 너 x같음)'이다. 패트릭이 사우나에서 아트를 만나기 전, 쓰레기가 날아다니는 폭풍에서 패트릭의 생각같은 노래가 울려퍼지고, 타시가 패트릭과 만나러 자정에 나갈 때, 역시 쓰레기 폭풍이 불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패트릭도 타시를 만나서 타시가 자길 좋아하는 이유가 'I'm such a piece of shxt that I could actually see you for what you are.(내가 쓰레기라서 네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자길 쓰레기라고(타시도 쓰레기라고) 말한다. 영화는 초라해진 패트릭을 '쓰레기'로 묘사한다.


패트릭이 쓰레기인 이유는 그가 여전히 서열중심의 세계관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지배적 위치에 있지 못한다. 그래서 낮아진 그가 선택한 방식은 타인을 지배적 지위에 놓고 자신이 그 아래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in my hopes I’m getting high. 내 희망 속에서 나는 여전히 높이 날아가.

8년의 황야에서의 삶은 그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만들었지만 그의 가치관까지 바꾸진 못했다. 바닥이라서 미약한 힘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 힘으로 패트릭은 다시 올라갈 꿈을 꾼다. 아트를 조롱해서라도. 타시에게 가르침을 받는 모욕을 감수해서라도. 그는 다시 '자신이 성공하는' 꿈을 꾼다.

As chance that this is right and I’m learning there’s a drive.

우연히 이게 맞아서 나는 내 안에 추진력이 남아있다는 걸 배우고 있어.

미약한 힘이나마 힘을 내서 그는 세인트조로 갈 것이다.


가서 무엇을 할까? 패트릭은 지금의 실패가 과거의 연인이 가져다 준 것이라 생각한다.

Darling, you steal the sweetest day.

자기야, 넌 내 가장 달콤한 날들을 훔쳐갔어.

패트릭은 자신이 아트를 박살낸 것을 알지 못한다. 아트가 자신을 좋아했던 것을 알지 못하므로. 아트에게 독점하고 싶을 정도로 소중했던 8년을 부순 걸 알지못하고 아트가 자신의 모든 것을 가져갔다고만 생각하는 패트릭. 패트릭은 여전히 성공과 실패/위와 아래/권력으로 점철된 세계관에서 아트로 인해 성공을 뺏기고 실패한 삶으로, 위에서 아래로, 권력이 없는 곳으로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패트릭은 다시 바닥부터 올라가서 위로 가고자 한다. '아트가 빼앗은 성공을 되찾으면, 여자(타시), 부, 명성도 모두 돌아올 것이다.'

When I gain hurt, my heart hits down the rail.

나는 상처받을 때 내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해.


Throttles warm up, feels my life.

엔진을 달궈, 다시 내 삶이 움직이는 걸 느껴.

그는 닳고 낡아버리고, 오랜 실패가 내면에 깊이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권력은 관계에 독이 된다. 패트릭은 그걸 알아야 한다. 패트릭은 힘을 잃었어도 타시같이 타자화되거나 아트처럼 타인에 의해 자아가 침몰당해본 적은 없다. 패트릭에게 필요한 것은 down된 곳에서 타시와 아트를 끌어들여 혼자 up 하는 것이 아닌,

I’m growing up, going down a 45.

나는 인생의 길을 내려가며 성장하고 있어.

상대를 동등한 인간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배적 지위에 있었던 예전 아트와 타시의 관계를 회복할 생각을 버리고 타시가 아트가 이룬 수평적 관계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 아트의 생각을 이해하고, 아트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고, 타시를 milf라고 성적대상화 하지 않고, 그녀의 사랑과 그녀의 생각을 존중하는 법을 패트릭은 배워야 한다.


패트릭은 타시를 되찾기 위해 뉴로셀에 전력투구하지만 타시를 되찾을 즈음 깨닫는다. 타시를 되찾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타시를 되찾아도 그 시절 home,

your steam is a song and a feeling I belong 너의 증기는 내가 속한 감정이고 노래야

패트릭의 감정이 속해있는 곳, 가장 달콤했던 날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타시와 아트가 모두 있어야 찾아올 수 있는 것들이다. 타시와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오래전 잃었던 신뢰를 회복했다. 그럼 아트는? 패트릭은 아트를 찾아야 한다. 그의 성장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세인트조로 가서 옛날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게 타시를 코치로 맞아들이는 것 또한 아니며, 그 모든 서열을 벗어던지고 평등한 시선에서 아트와 마주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2025.11.13

2024.07.27.에 썼던 리뷰를 가사도 더 듣고 업데이트, 내용도 퇴고하여 이사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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