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바다

by 사유의 서랍

매일을 작아지고 헛된 욕망을 덜어내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속아내는데도 왜 삶의 수면은 계속 차오르는지 모르겠다. 매일 좀더 열심히 헤엄치고 영법을 다르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도 삶은 늘 꼴깍꼴깍 숨이 차다. 버겁고 막막해서 눈을 돌리면 너무나 내 것과는 거리가 먼 것들만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의 모든 것을 버려야만 간신히 손이라도 닿을 유토피아 같은 곳만이. 내가 바라는 곳에 있는 사람들도 나름의 고민과 버거운 삶의 영역이 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럽지도 않다면 거짓말이다. 지나간 삶에 한번쯤 맛보았을 여행간 곳에 떠다니던 자유로운 냄새와 누군가가 초대해서 가봤던 비싼 레스토랑의 입에 녹던 고기의 맛 같은 것이 내가 꿈꾸는 삶의 감각을 꾸며내고 나는 그리움인지 질투인지 모를 느낌에 더 침잠해들어간다.


삶의 수면이 턱 밑에 가득 차오르는 날이면, 나는 이것이 나의 신이 나를 시험하는 방식인가를 고민한다. 대단치도 않은 일, 대단치도 않은 우울, 그저 오늘을 버텨내면 그 뿐일 일인데.



2025.3.6

바다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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