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이 알려져 있고 한 시간 이상 면접(#70분의 면접)을 봤는데도 면접비를 주지 않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의외의 면접비를 받기도 했다. 구직자인 내게 면접비란, 그 회사의 마지막 이미지를 결정하는 매개체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면접비 삼만 원을 건넨 회사가 갑자기 더 좋은 회사처럼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래도 이 회사는 구직자가 면접을 위해 들인 시간과 수고를 알아주는 곳이구나. 최소한 일단 한번 불러보자는 생각으로 면접을 제의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신뢰가 가는 것이다.
면접비가 든 봉투 대신, 물품을 건네는 회사도 있었다.
그런데 면접비가 든 봉투 대신, 물품을 건네는 회사도 있었다. 그들이 내게 건넨 것은 포스트잇과 볼펜 몇 자루. 거마비 일만 원은 못 줘도 뭐라도 하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인 걸까, 면접자들이 판촉물품을 사용하면서 회사를 홍보해 줬으면 하는 의도인 걸까?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없었다.
함께 하는 식사 대신 건네받은 봉투(#2만 원의 쓰임)처럼 면접비 대신 생각지 못한 볼펜을 받아 든 기분은 역시나 애매했다. 그 2만 원처럼 머리로는 고마운 걸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전혀 고맙지가 않았으니. ‘판촉물품이라뇨, 공짜라도 전혀 반갑지가 않네요. 면접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주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