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한 시간 넘는 거리의 회사는 다닐 생각이 없지만, 오히려 또 아주 먼 곳은 상관없다. 통근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멀다면 이사할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KTX로 세 시간(#태어난 시간을 기입하세요.) 거리까지, 국외로는 딱 한 번 일본으로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몇 번인가 해외 취업을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여행 간 셈 치고 비행기를 탔지만 출혈이 큰 면접임은 분명했다. 겸사겸사 3박 4일을 머물렀어도 본래의 목적이 따로 있었으니 여행을 즐길 만큼의 심적 여유는 없었다. 그 일을 끝으로 해외에서 일하는 건 나와 인연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더 이상은 시도하지 않았다.
인연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더 이상은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라면 지금도 어디든 면접을 보러 갈 의지가 있다. 업무에 적응하는 데는 날 선 긴장과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낯선 동네에 살게 되는 일은 익숙해지는 과정 속에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따라 매번 이사한다던 이전 회사의 동료(#회사 따라 이사합니다.)처럼은 못해도 한 번쯤은 나도 ‘회사를 따라가겠노라’ 마음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때 그 값비싼 면접이 잘 되어 외국에서 일을 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일을 하고,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다시 해외 취업이라는 꿈을 꾸게 될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생각이 없지만 앞으로도 절대 없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 나이가 들며 분명히 깨닫고 있는 건, ‘나’의 생각이 어느 날 갑자기 호떡 뒤집듯 변하기도 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과연 미래의 내가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다음에는 어디까지 가보게 될지 꽤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