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생리, 이상한 나의 생리

원더워니 이야기

by 오늘

어릴 때부터 아픔에 둔감했다. 피 정도는 철철 흘러야 ‘아~ 다쳤나 보다, 아프구나!’ 했을 정도다. 친구들은 통점이 없다, 인간미가 없다 놀리곤 했다.

그러나 열네 살 때 생리를 화장실에서 마주하게 됐다.


이게 바로 그것이구나!


6학년 때는 친구들과 은밀하게 ‘거북이’라 불렀고, 중학생이 된 후엔 남녀공학 합반이라 따로 이름도 짓지 못한 그것. 하기 전에도 아프고, 할 때도 아프고, 더럽고, 냄새 나고, 힘든 그것. 드디어 그것이 나를 찾아왔다. 낭만적인 아빠는 꽃다발을 건넸으나 왠지 모를 창피함에 바라보지 못했다. 생리대를 슬며시 건네 주던 엄마의 떨리는 손은 더 적응하기 힘들었다.


생리가 불편하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생리통과 PMS가 없었다. 진통제 여러 알을 털어 넣어야 겨우 움직이는 친구들을 많이 봤으나, 나는 그 반대였다. 여성들 중 분명 나처럼 ‘이상한 나라의 생리’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고통 없이 생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 몸에 소중한 일을 해주고, 가임기라는 것을 증명해주며 동시에 임신의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생리. 여자로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맞이하게 되고, 피할 수 없으니 이왕 하는 거 좀 덜 스트레스 받으며 했으면 한다. 물론 나는 생리통과 PMS가 없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으니. 때문에 일상까지 흔들리는 경우도 분명 있으니.


생리 관련 의학과 산업이 발전해서 모두가 생리를 마냥 불편하고, 힘들고, 싫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


- 원더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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