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고 건강하지 않은 몸과 생리

하다 이야기

by 오늘

키 159cm, 몸무게 44kg~45kg 정도 된다. 마른 편이고, 그리 건강하지도 않다. 건강을 챙기지 않는 쪽에 가깝고. 이 상태에서 살이 42kg까지 빠진 적이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순식간에 훅 빠졌다.


당연히 질염, 위염, 장염, 불면증 등이 찾아왔다. PMS와 생리통이 심해진 것도 그 무렵이다. 살이 빠짐과 동시에 기분이 늘 가라앉았고, 몸 이곳저곳이 계속 아팠다. 그래서 PMS와 생리통은 짐작도 못했다. 매일 아프니까 그게 ‘생리 때문에 생긴 아픔’일 것이라고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하루는 두통이 무척 심해서 약국에 들렸다. 약사님은 나를 한참 바라봤다. 관상 보는 줄 알았다.


혹시 생리할 때 됐어요?


네.


실례가 아니라면 진맥해도 될까요?


네.


약국에서 진맥이라니, 묘한 조합이지만 거리낌은 없었다. 맥을 짚은 약사님은 ‘고기 잘 안 먹죠? 고기 많이 먹어요. 뭐든 잘, 많이 먹어야 안 아파요. 특히 생리 전에는 더 먹어야 해요.’ 했다.


식탐도 있고, 먹는 행위도 좋아한다. 좋지 않은 위장 때문에 음식을 먹은 후 꼭 후유증을 앓고, 입은 즐거워도 내장은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많아서 살이 잘 안 붙는다. 스트레스 받으면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다 살이 빠지는 쪽에 속했고,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마르고, 건강하지 않고, 예민한 몸은 아마 생리를 준비하고, 생리를 할 때마다 버거웠겠지? 영양분과 에너지가 부족한 몸에서 뭔가를 덜어내는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겠지? 상식적으로 당연히 그럴 텐데 인지를 못했다.


인생 선배들이 ‘건강관리 해라~ 나중에 큰일 난다~’ 할 때 ‘이미 버린 몸 관리한다고 달라질까요?’라고 답하다가 등짝 스매싱 여러 번 맞았다. 그때라도 정신을 차리고 관리를 좀 할걸 후회가 깊다. 아니, 그런데 내가 아무리 잘 먹고, 영양제 챙기고, 운동 해도 스트레스 받아서 멘탈 망가지면 몸도 후루룩 무너지는데? 물론 몸이 건강하면 스트레스 받아도 비실비실한 몸일 때보다 타격이 적겠지만…


예전에는 ‘보기에 좋은’ 몸을 원했다. 도대체 ‘누가’ 보기에 좋은 몸을 원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랬다. 지금은 ‘살아가기에 좋은’ 몸의 중요성을 전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염두에 둔다. 여성이라서, 생리를 하는 여성이라서 생리가 알려주는 정보로 깨달았다.


그러니까 여러분, 우리 건강합시다.
안녕하고, 건강합시다.



- 하다




nadograe.com/stor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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